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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6

20060102 정말 심각하게 이혼을 생각해 보았다

by 굼벵이(조용욱) 2023.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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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월)

새해 첫날부터 끔찍한 일이 터졌다.

저녁 11시 30분경에 막 잠에 들었는데 PMS이 전화를 해 잠을 깨웠다.

어데서 술 한 잔 했는지 최근 2,3년 동안 안하던 전화를 해서는 새해인사를 한다.

내가 듣기로 녀석은 파산했다고 알고 있다.

어제 MH 이야기로는 조금이라도 재산을 지키려고 법적으로는 이혼한 것으로 가장하고 있는 것 같고 채권자나 사법당국으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철없이 살아온 그가 사회에 나와 치러야 할 당연한 어려움이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독립적으로 제대로 사는 법을 확실히 연습을 해야 한다.

학원이나 과외에 의존하여 독립정신이 없는 아이들이 앞으로 사회에 나와 겪어야 할 어려움이다.

그래도 MS이는 내 건강을 염려하며 무조건 매일 한 시간 이상 걸어 다닐 것을 권해주었다.

나도 그래야 할 필요를 느껴 운동을 시작하려 했었다.

추우면 집에서 하고 날이 풀리면 교대 운동장을 이용할 계획이다.

MS이 전화 때문에 잠 시간을 놓쳐 12시 경에 겨우 잠이 들었는데 정확히 새벽 2:35분에 집사람이 토닥토닥 화장하는 소리에 다시 잠을 깨고 말았다.

나는 치밀어오르는 짜증을 참지 못하고 “제발 잠 좀 깨우지 마!” 하며 버력 소리를 질렀다.

아내는 슬금슬금 화장품 용기들을 들고 방을 빠져나갔다.

다시 잠을 청했지만 영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안 오는 잠을 억지로 청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일어나 책을 보거나 TV 보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새벽 5시가 다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alarm 용 라디오 소리에도 불구하고 계속 잠을 자다가 6시 58분에야 잠에서 깨었다.

나는 일부러 아내를 깨우지 않았다.

부지런히 샤워를 하고 내가 출근 준비하는 소리에 아내가 화들짝 깨어서는 급하게 아이들을 깨우고 아침준비로 부산을 떨었다.

새해 아침부터 아침밥도 못 얻어먹고 출근했다.

새해 첫 출근일이라 이사람 저사람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새해인사로 바쁜데 나는 먼저 식당에 가서 아침 식사부터 해결해야 했다.

마음이 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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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이 춥다는 이유로 경신이 방에 가서 잠을 자기 시작한 것이 한달 보름 정도 되는 것 같다.

무슨 이유인지 알 수는 없지만 주기적으로 2,3개월마다 한번씩 나랑 작은 말다툼을 벌이고는 서로 간에 입을 꾹 다물고 곰처럼 미련하게 2,3개월을 보낸다.

정말 바보 같은 소모전이다.

 여우같은 마누라와는 살아도 곰 같은 마누라와는 살 수 없다는 이야기를 늘 실감하며 산다.

나는 정말 심각하게 이혼을 생각해 보았다.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이렇게 사는 것 보다는 서로 다른 삶을 찾아서 보다 나은 생을 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자꾸만 떠올랐다.

결혼한 87년 이후 결혼생활을 전체적으로 종합해 보면 거의 2,3개월마다 한번씩 냉각기를 2,3개월간 가진 것 같다.

정말 지독히도 미련맞은 방법으로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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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새해인사를 한다고 사람들이 부산하게 돌아다닌다.

덕분에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어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몸 상태가 안 좋았으므로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어 회사에서 저녁으로 짬뽕 한 그릇만 얻어먹고 곧바로 귀가했다.

자동차 수리비로 7만원을 지불했다.

윤흥길의 소설 '소나단 가는길'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