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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6

20060116 심각하게 이혼을 고민했다.

by 굼벵이(조용욱) 2023.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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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6(월)

아침 출근길에 이혼에 대하여 깊은 생각을 했다.

이렇게 사는 삶이 서로에게 지나치게 혹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누군가가 딱히 잘못하여 원인을 제공하는 것 같지도 않다.

서로의 생활방식이 다르고 그걸 서로 바꾸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서 여러 가지 원인을 찾아보지만 꼬집어 정확한 이유를 찾아내지 못한다.

아이들이 잘못 자란데 대한 실망감이 크고 그 중심에 그녀가 있다는 이유도 그리 설득력이 없다.

아이들에게 과식을 습관화 시켜 지나친 비만을 만들고 비만은 다시 태만으로 이어져 학습자세를 엉망으로 만들어 아이들 인생을 망쳐놓았는데 나는 그 원인의 한 가운데에 그녀가 있다고 생각해 수도 없이 그녀에게 그런 습관을 고쳐달라고 주문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한번도 나의 주문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게 자신의 삶이니 그냥 내버려두라는 식이다.

여우같은 마누라와는 살아도 곰 같은 마누라와는 못산다는 이야기를 그대로 증명하는 것이 우리 부부의 삶이다.

서로 틀어져 마음에 안 맞으면 서로 남의 집 개만도 못하게 여기며 산다.

우리의 전쟁이 시작된 것도 벌써 두 달이 되었다.

전쟁이 시작됨과 동시에 그녀는 내 구두를 닦지 않기 시작했다.

들고 남에 있어 서로가 전혀 무관심이다.

집사람이 자신의 베개와 이불을 들고 아들 방에 가서 잠을 자기 시작한 것도 두 달 전이다.

처음에는 침대가 춥다는 핑계로 갔지만 나는 그녀의 마음이 추워 우리의 침대를 떠났다고 믿고 있다.

원인을 찾으려 아무리 노력해도 도무지 정확한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

서로가 강하게 자존심을 부딪치며 그냥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이다.

결혼생활 이후 너무나 많은 세월을 주기적으로 그렇게 살아왔다.

2~3개월 잘 지내다가 다시 2~3개월 냉전의 세월을 보낸다.

덕분에 나는 늘 아내를 두고도 혼자서 나의 성욕을 해결해야만 했다.

그럴 때마다 비참하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 남지 않은 나머지 삶은 멋지게 사랑하며 살고 싶다.

멋진 연애를 하고 싶다.

프리챌에서 관심분야를 ‘연애’로 바꾸었다.

이런 삶이 정말 지겹다.

이젠 정말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집사람이 만일 이혼이야기를 꺼낸다면 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합의에 들어갈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내가 먼저 그 이야기를 꺼낼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우리는 서로 이를 고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오늘은 아침부터 하루 종일 책을 보았다.

이번 달 for leaders 에는 좋은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다.

KKB OO원장님이 내게 자신이 지은 책을 선사해 주었다.

KEY이가 들고 왔는데 아마도 합창단에 참가하는 연수원 여직원 편에 나를 가져다주라고 보낸 모양이다.

참 고마우신 분이다.

나를 mentee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지도할 생각을 가지고 계시다.

 

OOOO본부 OO과장 P형이 합창단에 왔다가 나랑 술 한 잔 하자며 들렀다.

내가 참 좋아하는 선배다.

LJB과 KCT을 부르고 우리 과장들도 함께 이남장에서 저녁을 하고 카페를 두 군데나 돌아 집으로 왔다.

아내는 오늘도 아예 눈 맞추기를 거부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아이들이 메일을 확인하지 않아 내가 보낸 메일을 읽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아이들이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