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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7

20070817 교대치킨에서 저녁대신 맥주 한 잔

by 굼벵이(조용욱) 2024.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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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8.17

요즘은 저녁 밥맛이 예전같지 않고 별로다.

그렇다고 건강이 나빠진 것 같진 않다.

아마도 살도 빼야해서 의식적으로 저녁식사를 줄여야겠다고 마음먹어서 그런 듯하다.

밥 보다는 오히려 술이 더 땡기는 것 같다.

이거 심각한 알콜 중독 현상인지도 모른다.

오늘 같은 날엔 대부분 술 한 잔 하자는 오퍼가 오는데 오늘은 조용하다.

인간관계 관리를 잘못했나?

잘됐다.

오늘은 일찍 들어가자.

집으로 들어가는 전철 안에서 집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난데, 어디요?”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저녁이나 같이 하지 뭐”

“밥 먹긴 그렇고 집 앞 교대 치킨 집에서 저녁 대신 생맥주에 통닭으로 때웁시다.”

집사람 목소리를 들어보니 힘들지만 내 성의를 생각해서 마지못해 동의하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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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 치킨 집엔 주인 부부 외에 아무도 없다.

주인아저씨는 나보다 키나 몸집이 크지 않은데 팔뚝에 문신을 했다.

그런 선한 얼굴에 원 문신?

귀에는 이어링까지 했다.

그 와이프가 주방 한 켠에 앉아 TV를 보는데 젊었을 때는 쌩쌩 잘 나갔을 것 같은 미인 형 얼굴이다.

그 부부가 과연 어떻게 만났을까 궁금하다.

언제 관계가 가까워지면 한번 물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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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이 왔다

둘이서 말없이 TV를 본다.

생맥주에 통닭을 안주삼아 'TV는 사랑을 싣고' 프로를 본다.

어릴 때 버린 손녀딸을 찾는 할머니의 한숨 섞인 흐느낌을 들으며 목이 메인다.

다행히 생맥주여서 그냥 목구멍의 멍울까지 함께 삼켜버린다.

방송 연속극마다 눈물 섞인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나도 나지만 우리 울보 집사람이 눈물을 감추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우리 부부는 둘이 마주앉았지만 시더운 이야기 몇 마디 나누고는 집으로 향한다.

나는 내일 홍천강 노일리 쪽으로 낚시나 다녀와야겠다고 했다.

집사람이 바쁘니까 같이 가잔 이야기 하지 말란다.

낼 하루 홍천강 노일리 방면으로 가 맑은 물에 몸을 담그고 와야겠다.

새로 산 웨이더 성능도 시험할 겸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