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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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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가 닭이 될 때에도 변성기를 거친다.
'삐약 삐약'거리다가 어느 시점에 가면 '꺽꺽!!!'하면서 목소리가 거칠어진다.
목소리만 거칠어지는게 아니고 행동도 세상물정 모르고 겁없이 나대는 중2나 똑같다.
중2처럼 한 놈이 뛰면 모든 놈들이 이유 없이 우르르 같이 뛴다.
주디스 리치 해리스의 '양육가설'에 의하면 아이들은 부모나 선생보다는 또래집단이 인격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병아리 세계도 똑같은 것 같다.
잘 놀다가 저희들끼리 치고 박고 쌈박질하는 모습까지도 중2랑 똑같다.
그런데 녀석들이 조금 더 성숙하면 어른이 되면서 알을 낳기 시작한다.
닭이 알을 낳기 위해 골골거리는 소리를 우리는 알겯는 소리라고 하는데 이는 인간으로 치면 생리통으로 괴로워하는 현상과 같을 것이다.
암컷인지 수컷인지 알아보기 위해 병아리 똥꼬를 살펴본 적이 있다.
큰 닭들도 똥꼬 크기는 대체로 내 새끼손톱 만하다.
그런데 그 작은 똥꼬로 아이 주먹만한 알을 까내니 얼마나 아플까.
그래 그런지 암탉은 알을 낳는 순간 '꼬꼬댁 꼬꼬!!!' 하면서 처절하게 울어댄다.
인간은 평생 한두번 겪지만 암닭은 죽을 때까지 거의 매일 똥꼬가 찢어질듯한 산고를 겪으며 기쁨 반 고통 반 처절하게 닭생을 이어간다.
그래도 내가 나타나면 제 알 훔쳐가는 줄도 모르고 좋다고 달려든다.
우리네 아침식탁에 오르는 계란 프라이 하나에도 외경을 느껴야 하는 이유다.
닭이 꼬꼬댁거리면 닭의 아픔은 아랑곳없이 계란 생각에 회심의 미소를 품고 달려가는 나는
어쩔수 없는 속물임에 틀림없다.
아, 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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