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봄무들기 농장

과욕 부리다 그릇까지 깨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

by 굼벵이(조용욱) 2023. 5. 15.
728x90
2020년 6월 19일 
공유 대상: 전체 공개
 
 
병아리 사열에서 시작되는 조화백의 아침일과는 매우 규칙적이다.
사열이 끝나면 텃밭 식물들 생육 생태를 주욱 돌아본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들어와 맥킨지 허리운동과 108배로 기초체력을 이어간다.
오늘 아침식사는 작은 감자 다섯알로 때웠지만 점심은 상추쌈을 먹기로 했다.
요즘 상추와 쑥갓은 최고 절정기를 맞았다. 상추와 쑥갓을 뜯어 한 소쿠리 씻어담고 돼지목살 100g을 구워 잘게 조각내었다.
내 손바닥보다 큰 상추 두장을 반대방향으로 포갠 후 독이 바짝 오른 쑥갓 두 송이를 얹고 그 위에 갓 지어낸 밥 한 술, 고기 한 점과 마늘 1/4 쪽에 된장을 묻혀 올리고 김치까지 한 조각 얹어 싸면 쌈이 내 주먹만 해진다.
너무 커서 한 입에 들어가지 않기에 중간에 한번 살짝 물어 크기를 조금 줄인 후 메어 터지게 쌈을 입 안으로 밀어 넣는다.
너무 세게 밀어 넣으면 목구멍 근처를 자극해 갑작스런 기침으로 곤혹을 치르기에 조심해야 한다.
제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쌈을 먹기 전에 담금주 한 모금으로 입안을 살짝 소독해 주어야 한다.
한 모금이래야 소주 잔으로 1/4잔 정도 수준이면 족하다.
지난 해에 담근 복분자주를 오늘 처음 열었다.
쌈만 연달아 입안에 우겨넣으면 맛이 떨어지니 먼저 꼭꼭 씹어 입안을 비운 후 과일의 맛과 향이 살아있는 담금주로 냄새까지 깨끗이 소독하며 먹으면 쌈 맛도 술맛도 최고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맛나다고 계속 먹다간 그자리에서 앉은뱅이가 될 수 있으니 적당히 즐길 일이다.
어디 쌈이나 술만 그럴까.
돈도 권세도 세상의 모든 것이 그럴진대 자신의 그릇을 넘어 과욕을 부리다 그릇까지 깨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 일이다.
 
 
모든 공감:
회원님, 신창수, 오치윤  외 117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