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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1231 아이들 과외선생으로부터의 답장

by 굼벵이(조용욱) 2023.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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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제가 답장이 너무 늦었네요.^^

저희 어머니 사정도 그렇구, 여러 가지 기독교 동아리 훈련 프로그램이 있다 보니 메일을 오늘에서야 확인을 합니다.

 

아버님 메일을 읽어 보니 얼마나 답답하실지, 속상하셨을지 그대로 전해지더군요. 사실 아버님 말씀이 맞습니다.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이고, 단기간에 성적을 올리는 것보다는 한 살이라도 더 어렸을 때 올바른 공부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것이 좋겠지요.

그리고 이를 위해서 아버님께서 경신이, 호신이와 함께 독서실에도 가시고, 몸소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시는 등 아버님께서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신다는 것을 알아요.

 

비록 어머님과 아이들이 겉으로 표현은 그렇게 해도 이런 아버님의 노력에 감사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항상 아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하려는 아버님을 보면서 정말 경신이, 호신이는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아버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아이들 스스로의 공부를 하려는 의욕이 중요한 것이지요. 하지만, 아이들이 아직 그러한 의욕이 부족할 때에는 강압적으로 공부를 하게 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비싼 학원비를 내면서까지 그런 학원엘 보낸다 쳐도 아이들이 잘 해내주질 못하면 좋지 않은 결과를 낼 수도 있겠지요.

 

우선 어머님과 충분한 대화를 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어머님께서 그러시는 이유는 자신의 의견이 충분히 아버님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아버님과 대화가 잘 통하질 않으니 오히려 아이들에게 하소연을 하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너무 권위적인 아버지가 아닌 친구 같은,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아버지의 이미지로 다가가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아버님께서 지나치게 권위적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감히 말씀을 드리건대, 2달 동안 보면서 아버님께서 아이들과 대화를 하실 때 아이들을 조금씩 무시하는 투로 말을 하실 때가 있더라구요.

 

경신이와 호신이는 그런 아버님의 말투에 주눅이 들고, 반감을 갖는 것 같았어요. 예를 들어서 아버님께서 "넌 그럼 그렇지, 네가 공부를 할 마음이나 있는 거냐?" 라는 식으로 말씀 하실 때 말이예요.

 

아버님의 생각대로 따라주지 못하는 아이들 때문에 답답해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끈기 있게 아이들을 존중하고, 믿어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공부 한자를 더 시키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재산으로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버님, 힘내세요. 경신이, 호신이, 그리고 아버님의 가정을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참, 그리고 경신이 호신이 메일 주소 좀 알려주세용~~^ㅁ^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네요.

 

 

(참 훌륭한 선생님이셨다.

덕분에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모두 아이들에 대한 나의 지나친 욕심때문에 생긴 일이다

하늘에 맡기고 모두 버렸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