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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1228 박수칠 때 떠나라

by 굼벵이(조용욱) 2023.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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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행동법칙]능력이 소진되기 전에 떠나라

필명=처음같이 | 12/27 16:29 | 조회 11905

나는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을 좋아한다. '인생은 돌고 도는 것이다'라는 허무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인생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우니 자만해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의미에서 그 말을 좋아한다.

사람이 힘들고 괴로울 때 자만하는 법은 거의 없다.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는 과거를 반성하게 되고 더 겸손해지는 법이다.

그런데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라는 동물은 참으로 어리석어서 모든 일이 척척 잘 될 때는 과거의 일은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자기 혼자 잘해서 그런 것인 줄로 착각을 한다.

물론 전적으로 자신이 잘해서 일이 잘 풀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인생의 모든 일을 혼자 뛰어나다고 잘할 수는 없는 법이고, 인생은 새옹지마이기 때문에 아무리 능력이 특출나다 해도 언젠가는 또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오게 마련이다.

그런데 내 개인적으로는 새옹지마 같은 인생의 되풀이를 피할 수 있는 길이 하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인생이 잘 나가고 있을 때 자만하지 않고 앞으로 더 나아가기보다는 물러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과도한 욕심을 버리라는 말이다.

순간순간의 삶에 있어서는 성실하고 충실할 필요가 있겠지만,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욕심을 버릴 필요가 있다.

그러한 태도를 직장생활과 관련시켜 이야기해 보자.

직장이라는 조직은 대부분이 피라미드 구조이기 때문에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물러나야 하는 곳이다.

죽어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을 때, 그것도 (평균 연령이 늘어난 지금의 기준으로 보자면)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 있고 그 일을 해낼 자신이 있음에도 물러나야 하는 것이다.

나의 능력이 어떠하든, 나의 나이가 어떠하든, 나의 운이 어떠하든, 직장이라는 조직은 언제나 새롭게 젊은 피를 받아들여야 하고 나이든 피는 물러나야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는 운명을 타고났다.

이렇게 얘기하면 나이 드신 분들에게는 좀 가혹하게 들릴지 모르겠다.

그리고 평균 수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지금 남아 도는 노령 인력을 어떻게 흡수해야 하느냐는 정부와 정치가, 기업가를 막론하고 전국민적으로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체 틀에서 보자면 국가 경제와 노인 부양에 대한 부담은 기본적으로 젊은 사람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될 수밖에 없다(그런데 지금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아우성이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

때문에 기업 조직이 젊은 피를 주기적으로 수혈하지 않는 것은 기업 경쟁력에 있어서나 국가 경쟁력에 있어서 대단히 위험한 행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문제가 단순치는 않다. 젊은 사람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아우성이라지만, 아직 힘이 팔팔 남아도는 장년층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그들의 일자리가 없는 것도 문제다. 그들 장년층이 노후대책을 마련해 놓았다면 모르겠으나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가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한다면, '직장생활에서 잘 나갈 때 떠날 준비를 하고 그 다음을 마련해야 한다'는 나의 얘기는 직장생활 10년 차 이내의 직장인이나, 노후대비가 어느 정도 끝난 장년층에 해당될 수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언제 물러나야 좋은가를 직장과 관련하여 좀 복잡하게 얘기했지만, 자신이 어떤 조직에 소속돼 있든, 그것이 단순한 모임의 성격이든 단체의 성격이든, 아무리 개인적으로 능력이 좋더라도 그 능력은 소진되게 마련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능력이 소진되면 싫든 좋든 그 조직을 떠나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다 소진하고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것이 영광스러운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어떤 조직이나 모임에서 내 능력을 다 소진하고자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다음 일을 준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고, 조직적으로는 새로운 사람이 성장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 두 가지 단점은 내 능력을 하나의 조직이나 모임에 모두 소진하여 얻을 수 있는 장점(혹은 이익)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

따라서 적당할 때 물러나 주는 것이 나 자신을 위해서나 내가 소속된 조직이나 모임을 위해서 더 나은 길이다.

능력을 인정받고 남들이 박수를 쳐줄 때 지금 하는 일과는 다른 일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

능력이라는 것은 어떤 정해지고 고정된 실체가 아니다.

연령마다 사람마다 환경마다 능력이라는 것은 얼마든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발현된다.

현재 자신이 어떤 일에 대해 수많은 박수를 받아왔다면 이제 그 일을 그만둘 때가 가까운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진정으로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때 새로운 능력을 마련할 것이다.

(http://blog.naver.com/sonlover)

 

이 글을 확인하기 위해 그의 블로그에 들렀더니 블로그가 비어있다.

2014년에 올린 글 하나 달랑 올려져 있고 이후 전혀 관리되고 있지 않다.

혹 진짜로 이세상을 떠나신건 아닌지...

아무리 잘난 사람도 適所를 만나지 못하면 適才는 사장된다.

박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적재는 적소를 찾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그게 운명이다.

적소를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 싶으면 자신의 재능을 지금의 환경이 요구하는 재능으로 바꾸어라.

그것도 어렵다면 그냥 현재에 만족하고 소박하게 살아라.

가난한 사람도 부자도, 명망 높은 사람도 비천한 사람도 끝에선 평등하게 다 같이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