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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1227 넘지 못하는 불신의 벽

by 굼벵이(조용욱) 2023.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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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7(화)

CJI이에게 메일을 썼다.

요 귀여운 친구 이번에도 내게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주었다.

너무 예쁜 카드를 골라 온갖 정성을 다해 글을 새겨 넣었다.

그녀의 예쁜 사랑의 마음에 대한 보답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몇 자 글로 답신을 써 이메일을 보내주었다.

나는 이친구가 나의 순수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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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협의회가 있었다.

늘 느끼는 일이지만 노동조합의 생리는 정말 내가 견디기 어려울 만큼 지나치게 정치적이다.

히 P국장은 너무 심해 감당이 안된다.

순수하고 좋은 머리를 지나치게 계산적으로 사용한다.

내가 하는 이야기는 모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

그리고 자신의 잣대로 나의 순수성을 마음대로 칼질한다.

오늘 노사협의회는 노조의 일방적인 요구사항에 대한 회사측의 달래기로 일관되었다.

내 안건은 7직급 계열전환 인원확대와 8직급의 6직급 전환시험 부활 요구였다.

모두 들어줄 수 없는 것들이어서 P국장에게 먼저 가서 양해를 구했었지만 P국장은 계속 자기 의견을 관철시키려고 안간힘을 썼다.

J처장은 어제 P국장과 1시간 이상 이 건관련 물밑 협상을 벌였었다.

잭웰치의 이론을 현업에 적용해 보기 위한 방편이다.

잭웰치는 절대 협상테이블에서 먼저 의제를 꺼내지 말라고 제언한다.

협상 테이블에 나가기 전에 먼저 수차례 만나 충분한 Communication이 이루어져야 한다.

노사협의회 장에서 KJ국장은 노조측 대표임에도 오히려 나를 대변해주는 발언을 해주었다.

내년에 시행되는 직무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원을 충분하게 확보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획처장을 거명하며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부탁하기 까지 하였다.

여태껏 그런 일은 없었는데 이변이 일어났다.

하지만 P국장이 끼어들어 그렇게 하면 노조에게 불리하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아울러 늘 뒷좌석에 배석해 조용히 앉아 빙긋이 웃고 있는 나를 보고 자신을 비웃는다고 지적한다.

이야기 도중 나와 눈이 마주치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가끔씩 자신이 할 이야기를 깜빡 잊는다고도 한다.

그에겐 내가 엄청 부담스런 존재라는 뜻이다.

그의 마음속에 나에 대한 불신이 깊숙이 내재해 있다.

그런 것들도 모두 내가 극복하여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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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S OO실장은 결국 JE가 담당하고 있는 OOOO팀장 직위를 전문직 대상 직무로 바꾸어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왔다.

먹구름이 낀 듯 내 마음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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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은 잠자리에서 책을 보고 있는 내게 다가와 경신이를 강남 대성학원에 보내겠단다.

내가 도둑질을 못하니 자기가 대신 도둑질이라도 하겠단다.

쇠고집에 그녀의 집념이 너무 강하다.

지금껏 해왔던 그런 행태가 결국 아이들을 망쳐놓았었다.

혼자 공부할 줄 모르는 아이들인데 아무리 좋은 학원엘 다니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선은 스스로 학습법을 깨닫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내가 등록시킨 메가스터디 학원은 취소하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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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신이와 집사람 그리고 호신이에게 화타 김영길의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 중 저녁식사와 공부의 상관관계가 나와 있는 부분을 발췌하여 읽으라고 했다.

얼마나 실천에 옮길지 모르겠다.

나는 그런 면에서 집사람이 참 원망스럽다.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고 벗어날 길이 있는데 집사람은 실패한 자기고집만 내세운다.

지금껏 망쳐놓았으면 이제부터는 바로잡을 때도 된 것 같은데 말이다.

 

먹는 낙은 물론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적게 먹는다고 해서 먹는 낙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많이 먹는 것이 그 낙을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