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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1

20110201 인사제도팀 식구들과 재회

by 굼벵이(조용욱) 2025.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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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오늘 아침 처장회의에서 지난 주 실적과 금주 할 일에 대하여 보고했다. 

대부분의 팀들이 한 일이나 할 일들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조금 다른 위치에서 다른 사람들의 일을 바라다보니 그들의 일이 달리 보인다.

 

김병옥 차장이 성과배분 방법에 대하여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오전 내내 서로 다른 생각에 대하여 토론을 했다. 

김남수 위원장이 왜 김병옥이 밥도 못 먹게 붙잡아 놓고 괴롭히느냐고 농담을 걸어왔다.

나는 거꾸로 김병옥이가 나를 밥도 못 먹게 붙잡아 놓고 있다고 했다.

김남수 위원장이 내일은 점심에 생태 탕을 먹으러 가잔다. 

참 고마운 친구다.

 

김병옥 차장이 휴가원을 제출했다. 

구정에 차가 많이 밀려 도저히 고향에 내려갈 수가 없으니 하루 먼저 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라고 했다.

나도 그맘 때 그러고 싶었지만 상사들 눈치보느라 그러질 못했다.

10분만 자리를 비워도 불나게 찾아대는 통에 휴가는 엄두도 못냈었다.

 

송호승 차장이 전화를 했다. 

저녁에 별다른 약속이 없으면 소주나 한 잔 하잔다.

참 고마운 친구다.

그는 여기 저기 나와 함께 인사제도팀에서 근무하던 친구들을 수배했던 듯하다.

이명환 차장이 걸려들어 송호승 차장과 함께 우선 셋이 시작했다. 

강민석 차장은 제 부장과 저녁식사를 한 후에 부장과 헤어지고서야 우리 앞에 나타났다. 

김유상 차장은 대전에 갔다가 오는 바람에 아홉시가 다 되어서 나타났다. 

농협 뒷골목 2층에 자리한 보쌈집은 보쌈과 족발 굴 오리 훈제 오리고기 따위가 골고루 담긴 커다란 쟁반을 내어놓는다. 

여러가지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맛볼 수 있게 상을 차렸다.

그간의 이런 저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 발령을 담당했던 김유상 차장에게 지난 연말이 내 일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토로했다. 

그건 나를 생매장 시키는 무보직이나 매한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럴만한 잘못이 눈곱만큼이라도 내게 있었으면 이해하겠다.

그런다고 내가 일을 못할 사람도 아니다.

만일 죽지 않았다면 독하게 어떻게든 내 일을 만들고 적응하며 돌파구를 마련해 극복해 나갔을 것이다.

그런 터무니 없는 발령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른다.

소주 집에서 1차로 끝을 내려고 소맥을 몇 잔 말아 돌렸는데(hand out)그게 좀 부족했는지 송차장이 맥주 한 잔 더 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한다.

어쩔 수 없이 맥주 집에 가서 맥주 한 잔 더 하고 헤어졌다.

집에 들어오니 12시다.

 

영문도 모른 채 생매장 당했다가 무덤에서 겨우 기어나온 날 찾아주는 의리맨들이 있어 행복하다.

송차장이 인사처에 근무한 경력을 십분 발휘해 사무직과의 문제 발생시 여기저기 송변전처 해결사로  나서는 모양이다. 

그리고 그런 일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해 상사에게 귀여움을 받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내가 당초에 구상하고 실행했던 계획이 제대로 맞아떨어졌고 효과를 발휘하는 거다.

전 직군을 모두 데려다가 드림팀을 구성했던 지난날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듯해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