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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1

20110202 동토의 왕국을 들른 선미공주

by 굼벵이(조용욱) 2025.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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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김병옥이 마저 휴가를 떠난 사무실은 찬바람이 휘몰아쳐 썰렁하기 그지없다.

 거기다가 온도도 많이 떨어졌는데 에너지절약 때문에 사무실 난방도 시원찮아 사무실 기온이 썰렁하다.

해도 안들어 동토의 왕국인데 아무도 없는 차디찬 사무실을 혼자 지키려니 서글픈 생각마저 든다.

더군다나 내가 급하게 처리할 일도 딱히 없다. 

그래서 어제 하루는 그냥 사무실에서 아무 생각없이 놀았다.(loaf around)

페이스북도 시작했다. 

먼저 페이스북을 시작한 많은 한전인들과 친구관계를 맺었다.

 

오후에 문서실 김선미씨가 내 사무실에 들렀다. 

초라하게 지내는 불쌍한 옛 친구에게 연민의 정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내 블로그에도 가끔씩 들른다고 했다.

다녀가면서도 댓글은 달지(write a comment) 않았다고 했다. 

그렇게 나를 찾아주는 마음씨가 어찌나 고마운지(heart of gold) 책꽂이에 꽂혀있던 내 책을 한권 꺼내어 그녀에게 주었다. 

아무런 이해관계(interests) 없이 그냥 즉흥적으로 교감해야 사람 사이가 가까워진다. 

잘난 이성이 철저히 배제된 감성의 끈이 가장 질기고 강하게 둘 사이를 묶어주기 때문이다.

 

그녀가 사무실이 무척 썰렁하다고 한다. 

그녀는 썰렁한 내 마음을 잘 헤아리고 있는 듯하다. 

그래도 나는 씩씩한 척하며 농을 걸었다.

사무실은 썰렁하지만 마음이 따뜻해서 추운 줄 모른다고 했다. 

그녀는 내 열정을 칭찬하며 내 의견에 동의해 주었다.

 

1억원이나 되는 내 연봉(annual income)을 생각하면 날 이렇게 방치하는 것도 문제고 내가 이렇게 아이들링하면서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주제 넘게 잘못 나서다가는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몰라 함부로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다.(somebody complaints against me) 

어쨌거나 젖은 낙엽처럼 그냥 조용히 엎드려 안동(rolling over my eyes)에만 주력할 뿐이다.(lie my face down)

처장이 오늘 점심엔 모든 팀장들과 함께 식사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 

소담골에서 생태탕을 먹었다. 

소담골에서 점심을 먹으면 현상철 처장은 항상 갈비찜(steamed beef rib stew)을 추가로 더 주문한다. 

생태탕 음식 양도 많은데 갈비찜까지 먹으니 나는 그게 별로다. 

더군다나 갈비찜 맛이 너무 강해(strong) 같이 먹으면 생태탕 맛을 완전히 버려놓는다. 

내가 촌놈인지 그가 촌놈인지 모르겠다.

 

현상철과 현상권이 보이지 않는 승진경쟁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같은 년도 승진이어서 나도 똑같이 승진자격이 있지만 그들 사이에 끼어 나는 안중에도 없다.

조급하게 탐하지 않고 가슴으로 살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고 인정해 줄 것이다.

그렇게 살다보면 조금 더 아름다운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강아지가 모든 이의 귀여움을 받는 것은 아무런 생각 없이 감성으로만 꼬리치며 다가온다는 것이다. 

좋으면 그냥 생각 없이 좋아해야 한다. 

복잡한 계산을 하다보면 결국 버림 받고 상처입고 서로 나쁜 감정으로 돌아선다.(turn and left)

 

그래, 그냥 강아지처럼 살자. 

그렇게 행복하게 살자. 

생각이 없을수록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거다. 

인생 뭐 있나?

행복하면 그만인 것 아닌가!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이다.

 

행복도 자연법칙이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행복한 삶을 주었지만 인간은 잔머리로 이를 거부하며 복잡한 생각을 끌고 들어와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고 있다. 

어쨌거나 그래서 자연으로 돌아갈 일이다.

 

호신이가 휴가를 나왔다.

녀석이 나보다 제 친구인 성혜진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그걸 고깝게(feel bad)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성혜진을 함께 불러 나의 생일 파티를 갖기로 했다. 

어디를 가는 것이 좋겠냐는 내 물음에 녀석들이 깐부 치킨으로 답한다.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 혜진이도 함께 했다. 

처음에는 조금 쑥스럽게 생각하더니 혜진이가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나는 일부러 혜진이 눈이 예쁘다며 칭찬을 해 주고 생맥주 잔도 그녀와 계속 부딪혔다.(toast with beer)

아이들 눈에 맞추어서 함께 어울려 주니(get along) 호신이도 경신이도 혜진이도 모두 좋아한다.

 

혜진이는 호신이가 아빠랑 낚시를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호신이는 그 말을 받아 취미생활로 낚시를 하고 싶단다. 

나는 그런 그를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었다.(support)

인생에 건전한 취미생활만큼 의미있는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