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수).
아침에 도착하자마자 어제 준비한 필드 매니저 관리방안을 인사처장에게 보고했다.
새로 취임한 김종호 전무 방 이원미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하기 편한 시간에 전화를 달라고 부탁했다.
잠시 후 전화가 와 김전무에게 보고했다.
그가 곧바로 감사원에 부임인사를 가야해서 보고 할 수 있는 시간은 2~3분에 불과하다.
나는 먼저 지난 주에 김승환 처장을 방문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리고 김처장이 김종호 본부장에 대해서도 무언가 심각한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말을 들은 김 본부장은 자신이 그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effort) 했는지에 대하여 말 좀 해 주지 그랬냐고 한다.
어제의 상황을 겪은 내 속마음은 ‘이제 그만 그를 버리십시오.’ 하고 싶었다.
그는 이제 예전의 그가 아니다.
옛날의 호랑이 같던 위상은 어디 가고 무언가에 찌든 좁쌀영감(petty old man)으로 변신한 느낌을 받았었다.
하지만 김본부장은 아직도 그의 신임을 얻고 싶어 했다.
김처장이 잘 나갈 때 김본부장을 키웠다는 건 이미 소문난 사실이어서 대부분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김처장의 신임을 갈망하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사람으로부터 신임을 얻을 수는 없다.
때론 상황에 따라 버릴 카드는 버릴 수밖에 없다.
내 주변(surroundings)만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나를 버린 사람에게 더이상 사랑을 구걸할 필요가 없다.
그저 오롯이 나의 길을 가면 되는 것이다.
점심식사를 하고 오는 길에 엘리베이터에서 경영연구소장 박권식 처장을 만났는데 내 사무실에 차 한 잔 마시러 들르겠다고 해 손사레를 쳤다.
‘자리가 너무 누추해서 모시고 싶지 않습니다.’고 했다.
그러고 생각하니 내가 올라가 인사를 하는 게 도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오후 다섯 시 경에 그의 사무실에 올라갔다.
무슨 일로 그리 바쁜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정신이 없어 보였다.
결국 다른 직원이 보고하는 중에 그냥 비집고 들어가 인사만 하고 다음에 편한 시간에 다시 들르겠다고 했다.
그게 사람 사는 예의다.
이훈석이란 서라벌 고등학교 동기가(alumnus) 찾아와 자신의 사업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에 이런 저런(this and that, one thing or another, something or other)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 저녁은 이정복 부장과 만나기로 했다.
장충 왕족발집에서 만나자고 했다.
김병옥 차장에게 같이 갈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약속이 있단다.
그것도 매우 중요한 약속이란다.
둘째 아이 생일인데 이미 이 녀석이 무슨 케이크를 사고 어떤 음식을 먹을 건지에 대해서도 계획을 세워놓았단다.
요즘 아이들이란 정말 맹랑하다.(these days children are shrewd)
퇴근 후 안중은 부장과 이정복 부장 그리고 이정복 부장과 함께 일하는 차장이 장충 왕족발에 모였다.
소주잔을 나누며 김승환 처장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내가 느끼는 솔직한 내 심정을 털어놓았다.
매번 날 부려먹기만(slaving me around) 했지 사랑 한번 제대로 주지 않은 사람이 마지막 퇴사를 앞둔 자리에서까지 나를 감사원에 의뢰해 감사를 받게 하겠다는 식으로 말하는 그를 너그럽게 용서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정복 부장도 이미 그에게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참으로 곱게 늙을 일이다.
우리 동기들 모임에 대하여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과거 64.2.4/ 65.2.4 입사자들이 주축이 되어 대를 이어가며 회사를 이끌어나가듯 리딩 그룹들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우리 동기들도 매월 서로 만나 우의를 다지며 회사를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정복 부장이 내 말을 받아 우리끼리도 몇몇이서 계속 그런 모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는 의기투합해 그러자며 서로 뜻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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