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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낚시를 말리는 아내를 위한 조언

by 굼벵이(조용욱) 2008.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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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에 간성에서 근무하는 아들놈 면회하러 갔습니다.

오고 가는 길에 홍천강에 들러 딱 한 시간씩만 몸 담그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덕이와 묵이도 넉넉히 주문해 놓은 터였습니다.

덕이와 묵이가 배달되던 날 집사람이 묻습니다.

마눌 : “낚시할거야?”

나 : “응, 오고 가는 길에 한시간 정도 몸 담그고 갈라고.”

난 당연히 오케인줄 았았지요. 헌데....

마눌 : “안돼, 경신이 한테 오전 중에 간다고 말했어”

나 : “괜찮아, 녀석 계속 전화 올거야. 조금 늦게 도착한다고 말하면 돼”

마눌 : “당신은 늘 그 모양이야. 애 생각은 안하고...낚시는 만나서 해도 되잖아”하면서 쿨적 거립니다.

옛날 같으면 나도 같이 펄펄 뛰었을 텐데 나이가 들수록 내 내면에서 아니마가 출현하는지 아무 말 않고 바로 꼬리를 내립니다.

****************

그래서 지도를 검색하니 부대 근처에 남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래 거기라도 다녀오자”

부대에서 조경신 일병을 데리고 나와 미리 검색해 놓았던 남천의 한적한 장소로 이동합니다.

지난번에도 그랬는데 남천에는 송어 새끼만 계속 달라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물이 별로 없습니다.

흐르는 물이 고작 내 작은 농다리 절반밖에 안 차는 개울물 수준이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아들 놈에게 견지를 권하지만 영 물에 들어설 생각을 안 합니다.

제 엄마랑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못난 놈.....아비의 큰 뜻도 모르고...

프로이트는 인간의 본능을 크게 두가지 정의했습니다.

하나는 삶의 본능이고 하나는 죽음의 본능입니다

삶의 본능은 성욕입니다.

그래서 아침에 서지 않는 놈에겐 돈도 꿔주지 말라는 표현이 생겨난 거 같습니다.

아침에 안서는 놈은 성욕을 잃은 놈이고 삶의 에너지를 잃었으니 활력 있는 삶을 살지 못할 거고 그래서 돈 꿔주면 영락없이 뜯기기 십상이라는 생각에 생겨난 말인 것 같습니다.

다른 하나는 죽음의 본능 즉, 공격욕 입니다.

공격욕은 직접적으로 표출되면 죽거나 살거나로 귀결되므로 대개는 운동이나 사냥, 낚시 등의 간접적인 방법으로 표출됩니다.

그래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은 건강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입니다.

용불용설에 의하면 쓰지 않으면 녹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써야 합니다.

공격욕도 중요한 생의 에너지입니다.

그래서 낚시를 열심히 하는 사람은 건강한 삶을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혹 마눌들이 시비를 붙거든 내 이론을 조리 있게 설명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낚시 잘하는 사람은 에너지가 넘쳐 매사 적극적입니다

밤 일 까지 ....

이 부분을 설명하면 얼른 낚시 댕겨오라고 할 겁니다.

이의 있는 분 별도로 전화주시기를 바랍니다.

공개적으로 이의제기하면 나도 창피스럽지만 나보다 더 창피할지도 모르니까...

건강하고 활기 있는 삶을 위해서 낚시를 즐깁시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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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놈들 데려다가 매운탕 끓여서 아들놈하고 효리주 한잔 하고 싶었는데 마눌이 영 동조를 안합니다.

한마디로 귀찮다는 것이지요.

어쩔 수 없어서 곧바로 방생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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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박삼일 아들 면회 마치고 돌아오는 길을 속초에서 새벽 다섯시에 출발해 소매곡리 여울에 정확히 여덟시에 들어섭니다.

요놈이 처음에 걸렸는데 등허리 지느러미에 바늘을 걸었습니다.

얼마나 용을 썼겠습니까?

10여분 넘게 실랑이를 한 것 같습니다.

건져내니 56센티미터 나가더군요.(마눌이 찍어주었습니다)

오전 한나절에 도합 여섯마리를 잡았는데 세마리만 밖으로 건져내고 나머지는 곧바로 C&R했습니다.

옆에서 견지하던 아저씨 두분이 무척 아까워 하더군요.

위 사진에 박은 세마리도 방생하는데 놀러온 사람들이 몰려와 달라고 생떼를 썼지만 돌려보냈습니다.

이젠 나도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나봐요

잘 먹어주면 좋지만 제대로 먹지도 않을걸 공연스레 무고한 죽음만 초래할 것 같아 아까워 침을 흘리는 많은 사람들을 뒤로하고 돌려보냈습니다.

섭섭해 하던 아이들도 나중에는 잘가라고 한마디씩 하더군요.

이상 10월 3,4,5 아들 면회 겸 견지조행기를 마칩니다. 

너무 오랫만에 조행기를 쓰는 것 같지요?

요즘 조금 바쁘답니다.

 

출처 : 여울과 견지
글쓴이 : 굼벵이(조용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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