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지혜를 찾아서/사랑하는 아들아

호신아 9

by 굼벵이(조용욱) 2010. 4. 28.
728x90

20100428(수)

어제는 엄마가 저녁반찬으로 낙지를 준비해 주셨단다.

넌 술을 잘 안 하니까 모르겠지만 아빠 같은 술꾼들은 그런 좋은 음식을 보면 곧바로 술안주라고 생각한단다.

그걸 잘 아는 네 엄마는 당연히 술도 함께 올려놓았지.

지난번에 롯데마트 갔다가 막걸리 한 통을 사오셨는데 그걸 식탁위에 내어놓으신 거야.

막걸리 한 통을 다 먹다보니 졸려서 네게 글을 쓸 수가 없었단다.

너도 알다시피 글을 쓴다는 것은 해맑은 정신과 집중력 그리고 많은 시간이 필요하잖아.

술을 마신 후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졸음이 쏟아져 글을 쓸 수가 없더구나.

아빠는 밤 11시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잖아.

결국 그 바람에 네게 보내는 편지를 하루 걸렀어.

네가 이 글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할런지 모르겠다만 아빠는 아빠 방식대로 네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야.

네게 편지 한 통 쓰는 게 내 일과 중 가장 중요한 일이 된 거지.

********************

오늘은 사랑 이야기를 해야겠다.

사랑은 모든 것의 시발점이란다.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을 사랑해야 하지.

그런 의미에서 자기 사랑이 가장 기초가 되는 중요한 사랑이란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자신을 알기 위해서도 먼저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되지.

아빠는 네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네가 성장해 가는 모습을 계속 보아왔잖니.

네게는 엄청난 능력이 네 안에 있단다.

하지만 넌 그걸 인정하려 하지 않았고 네 안의 위대한 너를 찾아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 같더라.

아빠 생각으로는 네가 아직 어리고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

행복과 불행은 어떤 사건이나 현상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의 생각의 방향이 결정한단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확신하고,

그런 자신을 사랑하며,

어떠한 문제가 닥치더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좋게 해석하고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는 사람은

더 많은 기회를 발견하고, 성공하며, 결국 행복한 삶을 살아가지.

결과적으로 행복은 자신이 만들어 내는 거야.

엄밀하게 말하면 자신의 생각의 방향이 만들어 내는 거지.

다 아는 이야기 식상하게 왜 자꾸 꺼내느냐고 말할지 모르겠다.

만일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네 마음속에 교만이 가득 차서 일거야.

다시 한번 말하지만 세상의 모든 진리는 이미 초등학교 이전에 배웠거나 알았던 것들이 대부분이다.

사람이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책을 읽는 동안 순수해 질 수 있기 때문이야.

오로지 책 속에 빠져 순수하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기에 책을 읽는다.

책을 읽는 순간만이라도 올바른 마음자세로 자신을 정립하지.

그러면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거야.

아빠가 밥상머리에서 잔소리로 늘어놓는 내용은 귀찮고 괴로울지 모르겠지만

똑같은 내용을 네가 읽는 책 속에서 발견한다면

그것이 네가 진실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생의 지침이 되는 이치와 같은 거야.

사람은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게 조금씩 아주 조금씩 변하는 거야.

그런 것들이 쌓이다 보면 나중에는 엄청난 차이가 생기게 되지.

그래서 아빠는 인생을 ‘마음으로 가꾸는 종합예술’이라고 표현한단다.

오늘도 길어졌다.

귀찮아하지 말고 내 말을 마음으로 새기기 바란다.

네게 이 글을 쓰기 위해서 내 귀중한 세 시간을 투자했다.

무엇보다도 먼저 네 자신을 사랑해라.

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어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해라.

오늘도 고된 훈련에 감사하며 편안하고 달콤한 잠을 자기 바란다.

오늘 분향소를 다녀왔는데 산화한 병사의 사진에 네 얼굴이 오버랩 되며 가슴이 답답해지더라.

2010. 4.28

아빠가

'삶의 지혜를 찾아서 > 사랑하는 아들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신아 11  (0) 2010.05.03
호신아 10  (0) 2010.04.30
호신아 7  (0) 2010.04.27
호신아 8  (0) 2010.04.27
호신아 6  (0) 2010.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