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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

20031209 남들에겐 화려해 보여도 3D 업종이야

by 굼벵이(조용욱) 2022.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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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2. 9()

K 과장이 불쌍하다.

승진을 목전에 두었는데 처장님한테 완전히 찍혀 회복불능 상태에 처해있다.

처장은 그에게 승진추천서를 안 써주겠단다.

그런 그의 생각을 합리화하기 위해 처장님은 나와 L과장 그리고 여러사람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내 입장이 난처해졌다.

처장님은 Y와 K에게 손을 들어주기가 싫은 것이다.

나나 L과장이 승진대상이었다면 말도 꺼내기 전에 먼저 나서 추천서를 썼을 것이다.

하지만 처장님은 자신이 지금껏 경험한 것들과 주변의 평판으로 볼 때 그들을 도저히 승진할만한 사람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K과장은 내 직속부하이기에 이 사실을 먼저 귀뜸해 주었다.

K과장은 마음이 약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무능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능력이 없는 사람이 추천서를 써달라고 떼를 쓰는 것도 문제라며 자기로서도 할 말이 없단다.

나는 승격심사 결과가 잘 나오면 그 때 가서 사장님께 승진 건의할 수 있도록 처장님께 부탁해 주겠다고 했다.

그러는 나를 매우 고마워하면서 나에게 완전히 엎어졌다.

비굴하게 보일 정도다.

내일까지 업무보고를 한다고 하는데 그가 만든 보고서 내용이 엉터리다.

오늘 내가 남아서 보고서를 만들려는데 처장님이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바람을 잡았다.

소백산식당에서 술을 잔뜩 먹었더니 도저히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할 수가 없어 그냥 집으로 퇴근했다.

 

피검사결과 간 검사 수치를 확인해 보았더니 모든 수치가 현격하게 줄었다.

GOTGPT도 많이 내려갔지만 감마지피티는 56정도 내려갔다.

154이던 것이 98로 정상화 되었다.

이런 정황들로 보아 그동안 내 간에 나타난 이상수치의 주 원인은 아마도 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술을 절제하고 조심하여야 할 것 같다.

 

KT가 요즘 아양을 떨면서 엉겨 붙는다.

파견자 대책 보고서를 마련하라는 내 업무지시를 자신이 도저히 소화해 낼 수 없으니 나보고 해달란다.

이런 무데뽀 부하가 있나...

하기야 그 분야에 경험이 일천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요즈음 그는 아마도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주문들로 많은 갈등을 느낄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 화려해 보여도 내가 하는 일은 머리통 깨지는 3D 업종이다.

머리가 따라주지 않으면 그 좌절감과 스트레스를 감당해 내기가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