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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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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봤다!
장마통에 지붕위의 소가 사투를 벌이며 고난을 극복하고 살아내 송아지 쌍둥이를 낳았다.
牛生馬死라더니 80Km를 강물에 표류하다가 초원에 안착한 로빈슨 크루 소가 천신만고 끝에 주인 품으로 돌아왔다.
이런 뉴스를 보면 눈에 눈물이 고인다.
그런데 이제 막 초경을 끝낸 우리 왈패 꼬꼬가 그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대붕 알을 낳았다.
고 새끼손톱만한 똥꼬로 수박만한 大鵬알을 밀어내느라 죽을 똥을 쌌을 것이다.
그러고도 다음날 아무일 없었다는 듯 골골거리며 태연하게 둥지에서 또 알을 낳는다.
살아내려고 죽을 힘을 다하는 꼬꼬의 모습에 경외감을 느끼면서도 어제 저녁 노역에 지쳐 갈증나는 저녁을 맥주로 달래면서 어쩔수 없이 대붕알을 안주로 삼았다.
프라이 팬에 열어보니 노른자가 두개나 들어있다.
덕분에 장마통에 내 키만큼 자란 풀들과의 전쟁에서 모기떼의 공습으로 두드러기 처럼 부풀어 오른 내 몸둥아리가 편안한 휴식을 가졌다.
어쩔수 없는 먹이사슬은 닭과 계란을 인간처럼 생각하기를 거부하게 한다.
그래서 사자가 가젤을 잡아먹듯 그냥
'심봤다!' 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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