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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930 이랬던 K부장에게 말년에 큰 도움을 받을 줄이야

by 굼벵이(조용욱) 2023.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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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9.30(금)

오늘은 직원 사기조사 실시 관련 보고서를 정리하여 PCK에게 처장님 결재를 내라고 주문했다.

우리 직원들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를 처장님도 알아야 하겠다는 생각에 P를 보낸 것이다.

처장님 방을 다녀온 P는 처장님이 사인을 하기는 했는데 사기조사 내용과는 잘 맞지 않는다며 다른 회사의 사기조사 내용을 좀 더 조사해 보라는 주문을 했다는 것이다.

P에게 내가 보관하고 있던 자료 중 제일화재에서 사용했던 내용과 다른 하나를 더 출력하여 주었다.

이어서 승격추천 다면평가와 사이버 평가를 통합하는 방안에 대하여 검토하기 시작했다.

K과장이 만들어 온 보고서는 고치는 것 보다는 차라리 내가 직접 다시 만드는 게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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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 OO증권 부사장이 내게 전화를 했다.

전력산업 기반기금을 자기네 회사에 더 많이 신탁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다.

알아보니 KP과장이 마침 담당이기에 K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가능성 여부를 조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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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과장이 초간제도 개선과 관련하여 어학가점제도 재고를 요청해 왔다.

계속 누계가점을 인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이미 어학가점 관련 불만이 팽배한 상태이므로 잘못하다가는 또 다른 불만이 집단적으로 유발될 가능성이 있기에 750짐 이상은 동점처리 하도록 한 것인데 K과장은 어학능력 개발을 위하여 제 2 안과 같이 990점까지 가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나는 반드시 만점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되고 800점 수준이면 목표수준으로 적합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자기 생각을 실현시키려는 의지가 엄청 집요하여 그와 논쟁을 하다보면 내가 짜증이 밀려온다.

사실 그걸 참아내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아무리 그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그의 생각을 받아들이려 해도 쉽게 공감하기 어렵다.

그런 나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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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처 회식이 있었다.

삼성회관에 회식자리를 마련하였는데 오늘은 전무님도 참석하셨다.

어제의 과음과 vomiting으로 술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나의 지위와 역할이 있기에 먹지 않을 수 없었다.

KHC부장이 내 앞에 나타나 지나치리만치 사탕발림했다.

학교 다닐 때부터 나에게 많은 관심이 있었던 양 나를 잘 아는 것처럼 나의 18번이 Seven Daffodils라는 것, 내가 학교 다닐 때 군복바지 물들인 것을 주로 입고 다녔다는 것까지 기억을 소환해내면서 이야기 한다.

그의 진심이 무엇인지 대충 알 것 같다.

그는 내게 왜 자기 자리에 놀러 오지도 않고 자기랑 술 한 잔 안 나누느냐며 여러 사람 들으라고 큰소리로 이야기 하였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쩝.

내가 그에게 밥 먹자는 제안을 두 번이나 했는데 일언지하에 거절당했고 그 후 그가 술을 좋아하지 않아 저녁식사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더 이상 오퍼를 넣지 않았으니 그가 프로포즈하면 나는 언제든지 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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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주룩주룩 오는데 집으로 가는 길목에 KTH가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하자고 잡았다.

KCT부장과 셋이서 커피를 마셨는데 KCT부장이 KST부장 이야기를 한다.

KST부장이 암이 간까지 전이되어 치료를 받고 있으나 회생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한다.

수술이 잘 되어 괜찮은 줄 알았더니 결국 이친구도 전이 암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것 같다.

한 때 나와 어울려 매일같이 우리동네 집 근처 소주집을 전전하며 술을 마시고 김대롱 오빨대로 알아주는 술꾼이었는데 결국 그렇게 주저앉는 모양이다.

정말 안타깝다.

그는 애초에 서울로 올라오지 말았어야 했다.

힘들게 올라와 결국 정치바람을 맞았고 그게 그 친구를 더욱 어렵게 만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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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들어오는 길은 LNS이가 자기 차로 K부장과 함께 데려다주어 교대 앞까지 편안히 올 수 있었다.

오늘 또 차 안에서 말실수를 했다.

PBW이 이야기를 하다가 KSH이가 사람이 더 괜찮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자 KCT부장이 그렇게 이야기하면 PBW이를 깎아내리는 이야기가 된다는 지적을 했다.

P과장은 사실 내게는 그리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처음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나를 제대로 선배 대접한 적도 없고 지나치게 이기적이다.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내며 그를 경험한 나만이 그의 진면목을 안다.

사람은 늘 어려울 때 참모습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았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언제 어디서든 항상 말조심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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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자리에서 여직원 KSM와 소주 잔을 나누었다.

그녀는 내 나이 또래인데 회사에 친구가 없어 조금 외로운 모양이다.

나는 그녀에게 나이나 이런 것들을 따지지 말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친구를 많이 만들라고 주문했다.

그랬더니 KCT부장에게 가서 잠시 이야기를 나눈 모양이다.

그녀를 위해 KCT부장에게 다음주 화요일에 출근하면 KSM랑 함께 저녁식사를 하자고 제안하였다.

LNS이도 함께 같이 가자고 했다.

그녀에게 어떤 환경에서든 정을 붙이며 재미있게 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