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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6

20060329 생애 처음 마누라편 들어봤다

by 굼벵이(조용욱) 2023.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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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3.29(수)

지난 주 송변전 교대근무자 관련 검토 보고서를 처장님께 올렸더니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자며 오늘 오후 1시 반 경에 나를 부르셨다.

S과장과 함께 들어가 보고서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4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장장 3시간은 족히 넘은 것 같다.

기술 분야 관련사항이기에 여러 가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셨던 모양이다.

질문도 많고 말씀도 많이 하셨으며 기분도 괜찮아보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 긴 시간 동안 다양한 형태의 공방이 계속되었지만 S과장이 설명을 잘 해 주었고 처장도 흡족해 하는 것 같았다.

송변전처장과 본부장에 대한 보고를 거쳐 내부 결재를 진행하고 실행가능한 안은 곧바로 시행하라고 했다.

S과장이 기분이 좋아보였다.

나와 함께 일하며 만든 첫 작품인데 처장이 흔쾌히 수락하고 진행시킴은 물론 수고했다는 이야기 까지 덧붙이니 나름대로 무언가 보람과 성취감을 느꼈을 것이다.

기분이 좋은 상태로 곧바로 송변전 처장에게 보고를 하러 올라갔다.

직장인은 그런데서 자신의 존재감과 즐거움을 찾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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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에게 비상이 걸렸다.

한전 SWS OO지점장이 집사람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해 어제 KDJ에게 내가 항의전화를 한 것이 화근이 되어 자기네 회사에서 비상이 걸린 모양이다.

집사람이 제출한 부동 중계표를 보고 S지점장이 이건 수용가와 결탁하여 돈받고 부동중계표를 띄운 것이니 철저히 조사를 하라고 했다고 하면서 마누라가 엄청 기분 나빠 하길래 친구 KDJ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까지 내가 집사람 일로 한번도 회사나 집사람 직장에 전화를 건 적이 없는데 이건 내 명예와도 직결되는 문제여서 전화를 걸었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도둑놈 취급하는 것은 잘못된 일 아니냐고 따져 물었었다.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나는 집사람을 그만두게 하겠지만 사실이 아니라면 그것은 직원에 대한 지나친 모욕에 해당한다고 이야기 하였었다.

KDJ는 사과에 사과를 거듭하며 무언가 이야기가 잘못 전달된 것 같다고 했다.

조금 강하게 이야기 한다고 한 것이 와전된 것이라고 했다.

KDJ가 다시 OO과장을 통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나 집사람 회사가 발칵 뒤집혀 집사람 회사 지점장과 과장이 계속 자기에게 전화를 했다며 내가 다시 KDJ에게 전화를 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KDJ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그냥 시끄럽지 않게 좀 해 달라고 했다.

집사람이 내게 전화를 해서는 왜 남의 일에 끼어들어 나를 난처하게 하느냐며 얼마나 심하게 내게 닦달을 하는지...

덕분에 내가 괴로워 죽겠으니 시끄럽지 않게 좀 해 달라고 KDJ에게 다시 부탁을 한 것이다.

일을 복잡하게 만든 것은 OO과장 같다.

자신이 ‘미안하다.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따위의 사과만 하면 되는 일을 되려 위압적 자세로 협력사 지점장을 불러 괴롭힌 것이 문제가 되었다.

집사람은 그런 일을 처음 당하자 안절부절 못하고 내게 난리법석이다.

나 같으면 달려들어 멱살을 잡아도 시원치 않은 일인데도 오히려 무슨 일이 생길까봐 안절부절 노심초사하고 있다.

일찍 집에 들어와 집사람과 삼겹살에 소주 한 잔 곁들여 식사를 했다.

소주 한 병을 집사람이 두 잔 마시고 나머지는 내가 다 마셨다.

그러고나서 집사람과 말없이 좋은 시간을 가졌다.(have a good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