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6

20060505 처음 견지에 입문하던 날

by 굼벵이(조용욱) 2023. 11. 7.
728x90

2006.5.5(금)

아침 새벽부터 KC부장과 대전가는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아침식사 대용으로 김밥과 우유를 사서 차안에서 오물거리며 갔다.

O부처장과 JJH부장 JSH과장이 대전 터미널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옥천 금강유원지 상류에 위치한 깊숙한 산골로 들어갔다. (진달래 마을)

O부처장은 견지낚시의 달인이다.

순식간에 끄리 10여 마리를 낚아 올렸다.

처음 하는 견지낚시에서 나도 세 마리 보태었다.

견지낚시는 잡아올리는 물고기가 크고 힘이 세며 먼 거리에서 낚아 감아올리기에 손맛이 타장르의 추종을 불허한다.

O부처장은 우선 먼저 잡은 고기로 매운탕을 끓인다며 들고 물 밖으로 나갔다.

찌게가 다 끓었을 무렵 나도 물에서 나와 함께 어우러져 물고기 찌게를 안주삼아 양주와 소주를 마셨다.

끄리매운탕을 정말 맛나게 잘 끓였다.

낮술을 너무 많이 마셨더니 눈이 부실만큼 강물과 강가 돌 빛이 반짝거리고 속도 울렁거려 잠시 잠을 청했다.

깜빡 졸고 난 후 가슴장화를 신고 다시 물로 들어가 물고기 사냥에 나섰다.

물고기는 계속 올라왔다.

중간에 떨어지는 물고기도 몇 마리 있었는데 그럴 때면 몹시 안타까웠다.

놓친 고기가 더욱 커 보인다는 이야기가 맞는 듯 하다.

어둠이 몰려올 무렵 낚시를 접고 일어섰다.

점심을 얼마나 맛나게 많이 먹었던지 그 때까지 배가 불러 아무런 생각이 없는데 O부처장은 맛있는 두부 두루치기를 먹고 가야 한다고 부득불 우리를 대전역 근처 음식점으로 데리고 갔다.

양재기에 오징어와 두부를 넣은 후 새빨간 고추장에 두루치기 한 것을 내어왔는데 O부처는 그 집에서 만든 막걸리(그들은 이 술을 뻑뻑주라고 불렀는데 출처는 알 수가 없다.)

뻑뻑주는 강한 누룩 맛이 그대로 살아있고 알콜 농도가 낮아 식사대용으로 두루치기와 함께 먹고 마시기에 아주 적합한 술이다.

O부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하루를 보내고 9시 30분발 버스를 타고 서울에 도착하니 11시 10분 쯤 되었다.

전철을 타고 집으로 들어와 잠을 청했는데 꿈속에서 견지낚시가 계속 이어졌다.

앞으로 견지를 나의 본격적인 야외활동 취미로 삼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