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5.9(화)
어제의 과음으로 몸이 몹시 피곤하다.
피곤에 못 이겨 오전에 조금 비몽사몽으로 보내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업무에 임했다.
김유상 과장에게 SHRM 참가 관련 보고서를 처장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했다.
처장은 보고를 받고 곧바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홀딩했다.
11시쯤 되었을까 LC선배로부터 연락이 왔다.
KH가 OO대학에 나가서 취업설명회를 갖기로 했는데 ASTD 미국 출장을 가는 바람에 갑자기 펑크가 났으니 내가 그걸 좀 대신 메워달란다.
그것도 오늘 오후 3시부터 진행되는 설명회란다.
부랴부랴 충원팀에 연락을 했더니 마침 PT 자료가 있었고 그걸 빌려와 내용을 살펴보니 할 만 했다.
OO대에 있는 LC부장 친구인 취업지원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대신 가겠노라고 했다.
점심식사 후 처장 방에 가서 자초지종을 보고하니 처장이 흔쾌히 다녀오란다.
OO역 까지는 전철이 들어가 있으므로 거기까지는 전철을 타고 가고 거기서부터 택시를 타고 가는 방법이 OO대로 가는 가장 빠르고 편한 방법이다.
30여년 만에 가 본 거리는 지도를 바꾸어야 할 만큼 엄청나게 변해있었다.
자주 내려가 놀던 개천은 완전히 복개되어 있었고 고가도로가 여기 저기 거미줄처럼 설치되어 있어 어디가 어딘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강의는 내 주특기여서 재미있게 잘 진행했다.
자랑스런 당신의 선배들이 한전의 이런 저런 위치에서 주역을 담당하고 있으니 당신들도 열심히 해서 꼭 취업하기 바란다고 했다.
학생들은 내 강의에 잘 따라와 주었고 난처한 질문도 없었다.
쉽게 넘볼 수 없는 높은 곳이라고 생각해 지레 겁을 먹는 겁쟁이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세상 살다보면 그래도 공부가 가장 쉬우니 죽을 힘을 다해 공부하라는 메시지를 전해 주었다.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OO시장에 들렀다.
내가 처음 서울 올라와 전세 살던 집을 찾아보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전세방 주인집 어른이 운영하던 대동라사를 아무리 찾아보아도 없었고 옛 집터를 찾아보았지만 허사였다.
주변에 몇몇 사람들에게 탐문해 보았지만 그들도 알지 못했다.
그 동네는 처음 내가 서울에 올라왔을 때의 모습을 아직도 어느정도 유지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도 했다.
잠시 동안 옛 추억을 더듬으며 회상에 젖었다.
다시 사무실로 들어와 처장에게 결과보고 했다.
호신이가 오늘 시험이 끝나는 날이라며 오늘 아침 내가 샤워하는 중에 나타나 극장 가게 돈을 달라고 하다가 제 스스로 미안스러운지 그냥 나가버렸던 게 생각 나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파파이스에 들러 통닭을 잔뜩 사가지고 들어왔다.
그러나 호신이는 집에 없었고 저녁 11시 40분경에야 들어왔다.
이제까지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녀석이 늘 걱정이다.
달팽이 소탕작전은 오늘도 계속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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