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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희망의 끈 (히가시노 게이고)

by 굼벵이(조용욱) 2024.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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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을 읽을 때마다 정중동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문장이나 글의 흐름이 현란하지 않고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시절처럼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마치 물 밑에서 노니는 송사리 떼를 구경하는 느낌이다.
나름 절도도 있고 어떤 커다란 문화의 바운더리 안에서 보이지 않는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그들만의 특성을 엿볼수있다,
순수한 사랑을 추구하려는 열정이 돋보인다.
그런 면에서 일제시대를 경험한 우리나라 작가들의 글은 일본소설을 많이 닮아 있다.
일테면 심훈의 상록수나 황순원의 소나기 따위가 그 좋은 예라 하겠다.
남들은 어쩔지 모르지만 난 그런 아기자기한 사랑이 좋다,
우리를 식민지배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반일이나 배일을 주장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80년이나 지난 지금이고 그 시절에 태어나거나 식민통치를 겪어보지도 않았으면서 그러는 건 더더욱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 시절엔 몇몇 유럽국가들 외엔 세계의 모든 나라가 제국주의의 제물이 되었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소설가로 변신했다.
나와 같은 해인 58년에 태어났다.
아이 때문에 이루어진 살인사건을 파헤치며 이와 관련된 다양한 사건사고들을 다룬 소설이다.
아기자기한 가족애가 유독 빛나는 소설이다.
마치 어린 시절 내게 깊은 감명을 주었던 미우라 아야꼬의 빙점을 보는 듯하다.
아이를 갖고싶은 사람들이 끝내 아이를 찾아 나서고 아이의 탄생 비화까지 들춰내지만 끝내는 가족애로 매듭지어지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