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월)
오늘도 테니스장엔 사람들로 붐볐다.
본사에선 김종호 처장과 이인교 실장 그리고 박종확 전무가 운동장에 나왔다.
허창덕 강원본부장과 진영상 처장 내외도 나왔다.
오전에 네 게임을 하고 아점을 먹으러 갔다.
오늘은 박종확 전무가 술바람을 잡았다.
덕분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내일이면 이인교 실장을 전무로 임명하기 위한 주주총회(hold a general meeting of stockholders) 공고(notice)가 난다.
그걸 미리 축하해 주기 위해 모두 한잔씩 말아야 한다며 바람을 잡았다.
결국은 나를 포함해 총무인 박종훈 차장까지 모두 술을 말게 했다.
그러니 당연히 많은 술을 마실 수밖에...
그렇게 소맥 폭탄만 8잔 넘게 마셨다.
그렇게 먹고 마시고는 운동장으로 돌아와 또 한판 내기 게임을 벌였다.
나와 이인교 실장이 먹고 이미숙과 이만근이 한 편을 먹고 게임을 벌여 6:1로 우리가 이겼다.
덕분에 나는 생맥주와 통닭 값을 내지 않아도 되었다.
소주와 맥주도 함께 도착해 또 폭탄주를 말아서 통닭을 안주삼아 잔을 돌리기 시작했다.
나는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집사람에게 대리운전을 부탁했었다.
시합이 끝나기도 전에 집사람이 도착했다.
박종확 전무님이 갑자기 내게 지갑을 달라더니 거기서 5만원을 빼어 대리운전비라며 집사람에게 준다.
그건 괜찮은 아이디어 같다.
박전무는 남의 돈으로 생색을 낼 수 있어 좋고 나야 어차피 줄 돈이어서 좋아 모두가 생색을 내는 즐거움을 나눌 수 있어 좋다.
게임을 마친 뒤 가진 작은 파티가 끝나고 모두들 대리기사를 기다리는 동안 이인교실장이 내게 테니스장 출구부터 자동차가 있는 데까지 집사람을 안고(hold) 가란다.
무거워서 집사람을 도저히 안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냥 업고 가겠다고(carry her my back) 했다.
내가 술이 취해 비틀거리며(stagger) 집사람을 업고 자동차 있는 곳까지 데려가니 많은 사람들이 웃으며 좋아한다.
집사람도 좋아한다.
조금은 바보스럽지만 이런데서 작은 행복을 찾는 거다.
집에 돌아와서는 술이 인도하는 깊은 잠에 빠졌다.
집사람이 저녁반찬으로 우럭탕을 끓여주었다.
맛이 참 좋다.
매운탕 끓이는 솜씨가(skill) 나날이 좋아지는 것 같다.
혹 비장의 매운탕 인스턴트 소스가 있는 것은 아닌지.
어쨌거나 덕분에 저녁밥을 맛나게 잘 먹었다.
술이 깨느라 그러는지 계속 물이 켠다.
주방을 계속 들락거리며 물을 마셨다.
대신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마시지는 않는다.
물은 반드시 반 컵씩만 마신다.
아무리 갈증이 나도 천천히 마시면 대부분은 반 컵 정도만 마셔도 갈증이 가신다.(quench my thirst)
골든 키위 세 개가 주방 싱크대 앞에 몇날 며칠 그대로 있다.
그 중 한개는 경신이가 먹었다.
너무 오래 두어 이제는 말라비틀어지는(dried out) 듯하다.
만져보니 말랑거린다.(feel soft)
밤 열시가 넘은 시각이라 마침 배가 촐촐하기에 그것을 내가 깎아 먹었다.
인터넷 사정 때문에 보다 만 영화를 마저 보고 책을 읽었다.
사실은 오늘 장하준의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모두 읽을 심산이었다.
하지만 몇 페이지 보는데 그쳤다.
10시 조금 넘어서는 집사람이 들어와 나랑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잠자리에 들었는데 밤 새 무언가에 쫓기는 꿈에 시달렸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우리가 살아가는 어디에든 삶이 있으면 그 안에 배울 것이 있고 깨달음을 얻는 즐거움도 있다.
인생은 그런 배움을 통해 완성되어 간다.
우리는 그걸 경험이라고 한다.
매사 겸허하게(in a humble way) 학습하는 자세로 살아가자.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학습하는 자세로 즐기면 삶은 즐겁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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