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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1

20110219 인생이 신의 선물일까?

by 굼벵이(조용욱) 2025.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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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김병옥이랑 '경제'에 대하여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병옥이는 맬더스의 인구론(an essay on the principle of population)에 대하여 주로 이야기 하였고 나는 요즘 읽고 있는 장하준의 책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였다. 

김차장도 그 책을 읽었기에 서로는 나름대로 공감대가(consensus) 형성되어 있다.

장하준은 80년대와 90년대에 유행했던(popular) stock option에 대하여 심도 깊게 이야기했다. 

요즘 유행하는 성과주의는 사실 이 시기에 잭웰치가 주로 주장했다. 

자본주의를 주주(stockholders) 이익의 극대화로 본 잭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stock option 제도를 만들었다.

그는 그것이야말로 성과주의의 핵심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당장 성과가 나지 않으면 무엇이든 냉정하게 잘라버렸다.

모든 것을 주주이익 극대화에 맞추어 이익이 나지 않으면 무조건 사람을 자르고 공장문도 닫고 오로지 성과를 내라며 채찍질을 해댄 거다.

기업의 정책을 결정하는 임원은 임기제 단기근로자여서 그들에겐 장기적 비전 보다는 당장 눈 앞의 성과가 자신의 생명을 좌우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형태의 경영은 단기적인 성장이나 수익창출에 도움을 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을 고사시키는(dissolve/close down a company) 정책이다. 

그래서 최근 미국은 잭을 비판하며 새로운 인본주의 경영이론을 도입하여 지금까지의 경영스타일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관료들은 아직도 20여년 전 유행하던 잭웰치식 경영이론에 따라 인간을 극단적(extreme/radical) 이기주의자로 몰아가고 있다. 

극한 상황에서는(be placed in an extreme situation) 아마도 모든 인간이 이기주의자로 행동할 것이다. 

그렇지만 극한상황에서 벗어나 삶의 풍요를 누리는(lives a rich life) 사람들은 반드시 이기적으로만 행동하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들을 돌보고 공유가치를 추구하며 더불어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고 싶어 하기도 한다. 

그래서 경영이론도 상황에 따라 적합한 이론과 방법으로 진화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금 공기업에(public enterprise) 7-80년대 궁핍했던 시절에 유행했던 잘못된 성과주의를 공기업에 강요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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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택동 비서팀장 방에 들렀다. 

그에게도 내 책을 전해주기 위해서 잠깐 들른 것이다.

그는 내게 게거품을 내며(with froth at the mouth) 임청원 팀장에 대한 독설을 퍼부었다. 

이사람 참 재미있는 연구대상이다. 

그는 자신이 엄청난 빽을 가지고 있어 임부장에게 절대 뒤지지 않는다며 자신을 과시했다.(show off) 

그 독설의(biting remark)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소름이 끼칠 정도다. 

그는 대화 중에 절대 남의 이야기는 들으려 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이야기만 이어간다. 

조직생활에 심각한 결함을 가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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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HR팀과 인사제도팀, 성과관리팀 식구들이 모두 음식점 '오리아빠'에 모여 저녁을 먹었다. 

그렇게 모이니 모두들 좋아한다.

회식이 끝나고 연원섭차장이 택시를 태워주었다.

택시 안에 택시비로 2만원을 넣어주기까지 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남은 택시비로 미자네 곱창집에 들러 소주 한 병을 더 마시고 들어왔다.

 

 

2.19()

내가 직접 하는 일이 딱히 없다보니 마음이 불안하다. 

그렇다고 경영자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아마도 하나님이 나로 하여금 경영자가 되는 길을 알려주려나 보다. 

병적인 수준의 workaholic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훈련의 일환으로 내가 직접 하는 일을 주지 않고 노는 방법을 가르치려는 것 같다. 

어쨌거나 놀아도 봉급은 잘 나온다.

본사 처장급 팀장이라고 직무급도 많이 준다. 

내가 지난 날 상대적으로 심하게 고생하며 일한 대가인 것 같은데 과분하다.(receive generous treatment) 

무언가 보다 가치 있는 일을 만들어 내야 할 것 같다. 

사실 나는 일중독이 아니고 지극히 정상이다. 

모든 사람들은  당연히 나와 같은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시간적인 여유가 나서 내 블로그에 글을 하나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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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신의 선물이다.’

 

또스또예프스키가 사형집행의 순간에서 벗어나 유배지로(a place of excile) 떠나면서

환희에 차 그의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 들어있는 말이란다.

비록 그가 아니더라도 인생이 신의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신은 만물을 탄생시키고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가게 하는 주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럼 신의 선물인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신의 뜻에 따라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신의 뜻은 무엇일까?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신의 뜻이 아닐까?

우리로 하여금 오늘 이 순간 살아있게 한 것이 신의 뜻이니까

오늘을 열심히 살아주는 게 아마도 신의 뜻일 것이다.

 

오늘을 열심히 살다보면 신은 다음날을 주실 거고

다음 날이 쌓이면서 우리의 미래를 만들겠지.

 

나는 신을 보았다.

내 자신의 삶 속에서 신의 의지가 실현되는 모습을 보았으니까.

그리고 신은 언제나 내편에 손을 들어주었다.

이는 아마도 내가 신의 뜻을 믿기 때문일 게다.

 

(그 때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글을 올리는 지금 2025.1월의 생각은 조금 달라졌다.

신의 뜻이란 건 없다.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그냥 생존명령만 받았을 뿐이다.

생존명령을 받은 모든 것들의 유전자엔 살아남기 위해 경쟁해야 하고 이겨야 한다는 이기심만 새겨져 있을 뿐이다.

그래서 모든 동물은 이기적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이타심인데 그것은 오로지 학습과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서만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이타심을 갖지 못한 자는 개돼지나 진배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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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직무상 일년 동안만 인사처에 남아있을 한시적인 사람이다. 

그동안 내가 살길을 찾아야 한다. 

지난겨울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미 내가 가야할 길을 정해 놓았다. 

남이 찾아주는 것이 아니고 내 길은 내가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다. 

만일 인사처에 한 해 더 남아있게 된다면 당연히 이곳에서 쉽게 승진할 것이다. 

밖에 나가면 십자가를 진 예수님이 겪는 수준의 고난이 이어질 것이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