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목)
강헌규 처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가 쓴 책을 잘 받았는데 저녁에 시간이 되면 그 책에 대하여 강의를 듣고 싶다는 것이다.
나도 별다른 약속이 없었기에 그러자고 했다.
박인환 차장과 김병옥 차장도 자리를 같이 했다.
술을 마시며 나눈 이야기는 대체로 외교안보연구원 시절 이야기이거나 장하준 교수의 '잘못된 경제지식 23가지'에 관한 것들이다.
김병옥이도 그 책을 읽었고 강처장도 그 책을 읽고 있는 중이어서 공통의 관심사항이라 이야기를 나누기가 편했다.
정부의 시장개입과 신자유주의가 주장하는 시장이론의 허구성에(unrealistic)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결국 문제는 정부가 시장개입의 능력이 있느냐가 관건이다.
정부가 혜안을 가지고 필요한 산업을 육성한다거나 하는 등의 경제정책을 펼 경우에는
시장에만 맡기는 것보다 훨씬 낳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그런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오답을 정답처럼 추진했다면 경제는 망가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시장에만 맡길 일은(leave) 아니다.
시장은 교과서에서 말하는 것처럼 완전한 자유경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늘 보이지 않는 다양한 손에 의하여 지배당한다.
그 손들이 정부도 아니면서 사실상의 지배력을 가지고 시장을 교란한다.
자본시장 내에도 중력의 법칙(the law of gravity)이 작용 해 작은 돈은 모두 큰돈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be sucked into)
저녁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전철을 타려고 했더니 강처장이 굳이 택시를 타고 가야한다며 억지로 차를 잡아 나를 밀어 넣었다.
거기다가 차비로 차 안에 넣어준 돈을 보니 5만 원 권 두장이다.
강처장이 무언가 착각을 한 모양이다.
오만원짜리를 1만원권으로 알고 잘못 넣어준 게 아닌가 싶다.
그걸 그대로 기사에게 전달할 수가 없어 내 마음이 엄청 불안했다.
그것 때문에 그랬는지 자다가 아주 엉뚱한 꿈을 꾸었다.
내가 똥을 안주삼아 술을 마시는 해괴망측한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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