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지혜를 찾아서/사랑하는 아들아

호신아 5

by 굼벵이(조용욱) 2010. 4. 19.
728x90

지난주에는 ‘인텔리전스’ 라는 책을 읽었다.

예일대학교의 리처드 니스벳 교수가 쓴 책인데 지난해에 읽었던 ‘생각의 지도’란 책이 너무 좋아 얼마 전에 인터넷을 통해 그분의 책 ‘인텔리전스’ 를 구입해 읽었지.

여기서 말하는 인텔리전스는 IQ의 첫 글자 Intelligence를 말한단다.

그동안 동양인이 서양 사람들 보다 수학적인 머리가 더 좋다거나, 유대인이 다른 사람들보다 머리가 좋다거나 하는 가설들은 옳지 않다는 거야.

단순히 문화적 차이나 교육환경 따위가 만들어낸 차이에 불과하다는 주장이지.

그는 이렇게 주장했어.

‘동양 사람들은 노력과 교육을 통해서 지적 능력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뿐만 아니라 동양인들은 개인의 성취가 가족 공동에 직결된다고 보지만 서양인들은 개인의 성취는 순전히 개인적인 것으로 본다. 성취를 가족 전체의 것, 공동체의 것으로 확장하였기 때문에 동양인들은 서양인들에 비하여 더 강한 성취 욕구를 가질 수 있었다.’ (p9)

그런 그의 주장 속에는 개인의 마음가짐과 노력이 그 사람의 IQ까지 결정한다는 명제를 성립하게 하지.

난 그의 주장이 맞는다고 본다.

너의 경우에도 어릴 때는 IQ가 130이 넘었으니까 천재에 가까운 수준이었지.

그렇지만 후천적인 마음가짐이나 노력이 함께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에 뒤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거야.

마시멜로 이야기처럼 미래이익을 위해 현재를 끈질기게 인내하고 노력해야 하는데 잠시도 책상 앞에 앉아있지 못하는 주의력 결핍증세(ADHD)를 보인거지.

그 증후군은 대부분 나이 들면 괜찮아지지.

군에서 극한 훈련을 감내하며 자신의 한계점을 확장시키다보면 인내력의 범주가 커지면서 멋진 호신이로 다시 돌아올 거라는 기대가 크다.

그래서 난 네가 극한의 어려움을 여유롭게 극복할 수 있었으면 한다.

가난한 집안에서는 온 가족이 서로 의지하고 돌보면서 공동체 의식이 발달한다.

그러나 경제적 풍요가 생기면 대부분 서양 사람들처럼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면서 성취욕구도 그만큼 줄어들게 되지.

우리 가족은 부자도 아니면서 지나치게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것 같아.

넌 특히나 그런 경향성이 심하고....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장단점이 있고, 풍족하면 풍족한 대로 장단점이 있는 거란다.

중요한 것은 비록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더라도 마음만은 근면검소하게 가져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재벌들은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누구보다도 근면 검소한 생활을 하지.

네게 특히 부탁하고 싶은 덕목은 근면 검소한 생활태도와 다른 사람의 아픔을 보듬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씨다.

넌 아빠에게 조차도 논쟁에서 이기기 위해 논지와 상관없는 아빠의 약점 따위를 공격하기도 했지.

아빠는 가족이니까 어느 정도 그걸 웃어넘길 수 있지만 사회에서 친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행동을 보이면 네 주변에 아무도 없게 될 거야.

군대생활에서는 특히 전우애가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그래서 네게 꼭 부탁하고 싶은 마음자세가 있는데 지금부터라도 항상 마음의 중심에 다른 사람, 즉 상대방을 가져다 놓아라.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이다.

그 이기적 성격은 생존을 위해서 천부적으로 주어진 것이다.

하지만 나이 들고 어른이 되면 끊임없이 그 이기성을 버리는 연습을 해야 한단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도 항상 마음의 중심에 다른 사람을 가져다 놓는 연습을 하다보면 조금씩 이타적인 삶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되지.

그게 그리 쉽지는 않단다.

많은 노력과 경험이 필요하지.

늘 마음속에 아빠의 조언을 새기고 살기 바란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어.

사람은 스스로를 변화시킬 뿐이지.

모든 선택은 너한테 달려있다.

이제 그만 자야할 것 같다.

너도 오늘 밤 깊고 달콤한 잠에 빠지기 바란다.


2010.4.18

아빠가

'삶의 지혜를 찾아서 > 사랑하는 아들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신아 8  (0) 2010.04.27
호신아 6  (0) 2010.04.24
호신아 4  (0) 2010.04.18
호신아 3  (0) 2010.04.16
호신아 2  (0) 2010.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