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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6월에 내게 좋은 소식이 있었고
이를 축하해 주기 위해 지인이 난을 하나 보내왔다.
장사속이라 그런지 처음엔 화려하더니 꽃이 금방 시들었고
잎파리도 어찌나 심하게 학대를 당했는지 이러 꺽이고 저리 꺽여 영 볼품이 없었다.
힘들어 하는 생명이 안타까워 베란다 화분에 내 놓고
1주일에 한번씩 물을 주었더니 조금씩 살아났다.
그렇게 보낸 2년 3개월만에 녀석이 꽃대를 두대나 올렸다.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바로 사진을 찍어두려다가 깜빡하는 사이에 큰 꽃대는 이내 까맣게 타들어가 버렸다.
삶이 힘에 부친 모양이다.
작은 녀석이 나중에 피었길래 지기 전에 얼른 사진에 담아봤다.
물론 녀석은 지금 세상에 없다.
화무십일홍이라더니 정말 10일 정도 되니 이내 시든다.
녀석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하려면 1~2년 정도 더 지나야할 것 같다.
그 힘겨운 모습으로 내 정성에 보답하려는 마음이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나무든 꽃이든 해를 향하는 것은 해가 자신에게 무한한 사랑을 베풀기 때문이란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우리 아이들도 언젠간 예쁜 꽃으로 피어나기를 기대한다.
아마도 정성이 부족해서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하는 모양이다.
아이에게 정성을 쏟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
자칫 지나치면 뿌리가 썩어들어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