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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무들기 생각

새장 속 석양

by 굼벵이(조용욱) 2011.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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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안에서 바라본 석양입니다.

 

 

 

어릴 적 우리집 뒤에는 '산소벌'이라 불리는 작은 산이 있었읍니다.

겨울에는 밥만 먹으면 거기 올라가 연을 날리곤 했었지요.

가오리연, 방패연.... 연도 참 잘 만들었어요.

봄엔 까치밥 따먹고 꽹가리나 잔데를 캐먹었습니다.

여름 저녁 무렵이면 윗통 벗고 동네 아이들과 축구를 했습니다.

가을엔 잔디밭에 누워 서해바다로 빠져드는 석양을 바라보며 황홀경에 빠졌었습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영광이 또 올거란 기대감에 지는 태양을 유난히도 싫어합니다.

카메라가 시원찮아 제대로 담을 수 없습니다만 사실 떠오르는 태양보다

지는 해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조앤롤랑의 해리포터에 나오는 마법의 세계에 빠져드는 듯한 느낌까지 주죠.

어느덧 저는 어린 시절 뒷산 잔디밭에 앉아 있습니다.

50 중반의 나이에 열살 소년의 가슴으로 울렁거립니다.  

나는 예술같은 노년을 꿈꾸는 환상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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