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각국의 엄청난 빈부격차는 돌이켜보면 아주 작은 차이에서 비롯됐다.
모두를 끌어안는 포용적인 정치 경제 제도가 발전과 번영을 불러오고
지배계층만을 위한 수탈적이고 착취적인 제도는 정체와 빈곤을 낳는다는 것이다.
14세기 서유럽에서는 흑사병으로 노동력이 부족해 지면서 인민의 힘이 강해졌다.
하지만 동유럽에서는 봉건체제 지배자들이 오히려 수탈을 강화했다.
왕권이 약한 영국에서는 명예혁명이 일어나고
어느 한 집단의 권력 독점을 허용하지 않는 다원적인 정치 제도가 뿌리내렸다.
영국은 혁신과 투자의 유인을 제공하는 포용적인 사회로 나갔기 때문에 산업 혁명의 꽃을 피울 수 있었다.
하지만 신대륙의 황금과 수지맞는 교역의 기회를 왕가가 독점한 스페인은
결국 패권 경쟁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금과 은이 많이 나고 노동력이 풍부했던 남미는 제국주의의 극심한 수탈에 시달렸다.
하지만 북미에는 착취할 자원도 노동력도 없었다.
식민지를 키우려면 열심히 일하고 투자할 유인을 만들어 줘야 했다.
진정한 혁신과 창조적 파괴 없이 이루어지는 성장은 지속될 수 없다.
이 흥미로운 지적 탐사는 모두 한 지점에서 만난다.
경제적 번영의 길로 가려면 무엇보다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제도를 만드는 것은 정치이고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결국 한 나라의 진정한 가치는 사람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철학이 이 책의 바탕에 깔려 있다.
한 나라의 빈부를 결정하는데 경제 제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그 나라가 어떤 경제제도를 갖고 있는지를 결정하는것은 정치와 정치제도다.
가령 다이아몬드 역시 유라시아가 동서향이어서
식물이나 동물, 혁신 문물이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서유럽으로 확산되기 수월했던 반면
아메리카 대륙은 남북향이어서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문자 체계가 안데스 산맥 지역이나
북아메리카로 확산되지 못했다는 역사학자 윌리엄 맥닐의 주장을 되풀이 한다.
종교와 경제적 성공간에도 상관 관계가 거의 없다.
경제적 성공을 일군 나라치고 어떤 형태로든
그리스도교와 관련이 있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프로테스탄트와 경제적 성공간에 특별한 관계가 있다는 이론은 근거가 빈약하다는 뜻이다.
경제제도가 포용적이라는것은 사유재산이 확고히 보장되고 법체제가 공평무사하게 시행되며
누구나 교환 및 계약이 가능한 공평한 경쟁 환경을 보장하는 공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포용적 경제제도를 통한 새로운 기업의 참여를 허용하고 개인에게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한다.
여기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사유재산권 보장이다.
로마는 공화정에서 원수정, 이내 노골적인 제정으로 이양하면서 몰락의 씨앗이 뿌려졌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고대가 중세보다 발달했던 이유는 공화제를 채택한 데에 기인한다.
종합해 보면 잉글랜드는 사유재산권을 새로 만들거나 개선했고 사회간접 자본을 확충했으며
재정 정책을 바꾸었고 금융 시장을 확대했으며 무역상과 수공업자를 적극 보호했다.
특허 발명품의 수가 급증했고 훗날 산업혁명의 핵심이 될
기술 혁신이 확연히 더 왕성한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18세기 초입만 해도 손으로 100파운드의 면에서 실을 뽑아 내려면 5만시간이 걸렸다.
아크 라이트의 수력 방적기는 300시간, 자동뮬은 135시간이면 충분했다.
과두제의 철칙이 포용적 다원적 사회를 궁극적으로는 착취적 사회로 만든다.
모든 집권은 과두제의 철칙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를 경계해야한다.
공산주의의 실패가 이를 입증한다.
어느 정부든 반드시 명심해야 할 궁극의 철칙이다.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한다면 포용적 다원사회와 상반되는 원칙들을 과감히 벗어나야한다.
나는 미국이나 유럽의 조세감면정책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조세감면은 포용적 다원적 사회를 만들어주기 위한 초석이기 때문이다.
국가가 지나친 조세제도를 운영한다는 것은 그만큼 착취적 사회에 가깝다는 말이다.
아이들을 과보호하게 되면 성장과 발전이 없듯 국가도 매한가지다.
국민을 과보호할 것이 아니라 공정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자율적인 자연상태의 환경을 만들어 창조적 혁신이 일어나게 독려해야 한다.
복지정책도 그런 측면에서 좀더 면밀한 성찰의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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