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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존 그리샴의 소설)

by 굼벵이(조용욱) 2019.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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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없이 마약에 찌든 어머니 밑에서 극빈층으로 자란 수재가 마피아 조직은 물론 FBI까지 멋지게 우롱하며 잘못된 세상을 한바탕 뒤집고 엄청난 거금을 챙겨 도망가 바닷가에서 그들만의 행복한 삶을 개척했다는 영화 같은 소설이다.

처음부터 영화를 생각하고 집필하지 않았나 싶다.

아주 단순한 스토리를 아주 길게 만들었다.

그의 소설 속에선 교훈이나 경구를 별로 발견할 수 없었고 오직 재미와 박진감만 느낄 수 있었다.

그냥 사기꾼 조직을 사기 치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스타일 반전 스토리다.

당초 영어 제목을 역자가 개작했는데 그냥 원제에 충실한 제목이 나을 듯싶다.

원제는 The Firm 이다.

즉 주인공 맥디르가 소속된 마피아 소속의 법률회사를 지칭하는 말이다.

미국식 자본주의 사회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미국에선 누구든 능력만 있으면 어떻게든 억만장자가 될 수 있다.

즉 억만장자가 되는 길은 다양하며 밝은 길도 있지만 어둠 속에도 길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즉 사즉생의 각오로 능력과 배포만 있으면 마피아 조직까지도 순식간에 무너뜨릴 수 있고 국가도 우롱하거나 사기 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신자유주의적 사고가 물씬 풍긴다.

그래도 마피아를 사기 쳐 번 돈을 처가와 친가에 나누어주고 형을 교도소에서 탈옥시켜 더불어 행복하게 바다에서 함께 산다는 가족애는 살아있다.

일면 내게 '너도 소설을 쓸 수 있어' 라고 강하게 권유하는 책이다.

소설은 말 그대로 스토리로 승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듯하다.

각종 철학이나 교훈이 가미된 복잡한 생각으로 독자를 교란시키는 방식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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