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6. 11(수)
아침 일찍 전무님 방을 찾았다.
전무님이 OO처장님과 함께 말씀 중이셨기에 방을 나온 이후 전무님 방을 찾지 않았다.
아직 산자부장관 결재도 나지 않았는데 이임사를 가져다드린다는 것이 영 마음에 걸리기 때문이다.
오후 3시쯤 되어서 전무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임사를 가지고 내려갔다.
전무님은 읽어보고 나중에 수정해 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러나 그의 수정본에는 내가 넣고 싶은 부루터스의 명연설 부분 전체에 돼지꼬리를 달아놓으셨다.
나는 그걸 보는 순간 “그건 제가 꼭 하고 싶은 말이었는데요” 하고 말씀드리자
“그래 니맘 다 알어” 하셨다.
먼저 L과장에게 그 글을 보여주었을 때 L과장도 전무님 스타일에는 안 맞는 이야기이며 어찌 보면 전무님 이미지를 살려서 조용하고 연약한 모습의 스타일로 만들어 드리는 것이 좋을 듯싶다는 조언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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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장님이 OO팀에 오셔서 나를 부르시기에 그 곳으로 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장님은 OO팀에 있는 OOOO업무일지를 보더니
“너는 이런 거 있냐?”고 말씀하셨다.
없다고 하자 빨리 만들라고 하셨다.
농담 삼아 하는 이야기이지만 그것은 독립된 부서의 격을 갖추라는 지시와 같다는 걸 나는 안다.
**************
잠시후 처장님 방으로 갔다.
처장님이 내 문제를 놓고 H부처장과 이야기를 나눈 모양이다.
그러면서 H가 그러는데 전문원은 독립된 부서를 만들 수 없고 업무분장이 곧 직제신설이라는 엉뚱한 논리를 대더라는 이야기를 했다.
Y가 A하고 짜고서 벌이는 행각임을 잘 알고 있지만 차마 처장님 앞에서 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H부처장에게
'19000명을 관리하는 우리처에 꼴랑 30명 직원이 말이 되냐'는 이야기와,
'아무리 상징적이라고는 하지만 여성인력팀도 엄연히 별도 조직으로 운영하는데 이 큰 회사의 인사제도를 전담하는 직제신설이 왜 안 되는가' 하고 물었고
'일반직 직제신설을 요구하는 우리와 이를 거부하는 OOOO팀과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되었으니 H부처장과 잘 이야기를 해 보라'는 주문을 하셨다.
속으로 'Y가 이미 A하고 짜고 그렇게 못하도록 해서 그렇게 된 겁니다.'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L과장도 내게 잘 참았다고 말하면서 이제 더 이상 그러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Y는 KM과장이 자기 휘하의 직원인 것 마냥 KM과장에게 자기를 대신해서 OO부장 교류회에 다녀오라는 지시도 했다.
KM과장은 그가 아니라 내 직속인데 말이다.
그런 것을 볼 때마다 피가 거꾸로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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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길에 KY과장과 함께 S과장 차를 타고 S과장 집 근처로 가 왕삼겹살 집에서 소주 2병을 마셨다.
결국 Y를 안주로 입방아만 찧고 술은 덜 마셨다는 이야기다.
모두들 마음에 담긴 불만과 그의 잘못된 행각들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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