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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무들기 농장

나는 어디로 흘러가나...

by 굼벵이(조용욱) 2023.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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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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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김훈 선생님의 글을 새겨봅니다.
'물은 시원에서 소멸사이를 잇대어 흐른다.
하류의 소멸이 상류의 시원을 이끌어내서, 신생은 소멸 안에 있다.'
강이 그렇듯 인생도 노년, 죽음 안에 신생이 있습니다.
어떤 개울물은 혼자 쫄쫄 흐르다 갈수록 좁아지고 종내 말라버리거나 물길이 막힌 작은 저수지에 갖혀 사라집니다.
어떤 시냇물은 강으로 흘러 더 큰 강을 만나 함께 흐르다 마침내 온세상이 오직 물 밖에 없는 대해(본질)에 이릅니다.
하지만 물도 오직 산이 계곡을 만들어 내 준 길을 따를 뿐입니다.
산과 산이 만나 계곡을 만들고 계곡과 계곡이 만나 강을 만듭니다.
그래서 산과 강은 하나로 이어집니다.
결국 물의 시원은 곧 산이 되는 거지요.
선생님은 다시 '산은 수직의 공간을 단절시키고 강은 수평의 공간을 소통시킨다'고 말합니다.
결국 수직과 수평의 조화와 균형이 강을 물의 본질인 대해로 인도합니다.
인위가 물길을 억지로 막아선 우리동네 평택호엔 산천어나 어름치가 없습니다.
산이고 강이고 서로 다투지 않고 수직이든 수평이든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서로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사회를 꿈꿉니다.
날도 저물어 이미 강 하구에 이르렀는데 나는 어디로 흘러가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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