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7.22(금)
KC가 자기 고등학교 동창 친구를 만나는 자리에 P과장을 스폰서로 끼웠다.
그 자리에 나까지 물고 들어가 술판을 벌였다.
그의 고등학교 동창 친구 중 가장 친하다는 H이를 부른 것이다.
H는 대학 시절 나랑 둘도 없는 친구처럼 지내다가 나에게 여러 가지 실망을 안겨주고 떠났던 녀석이다.
증권회사에 입사해 한참 잘나가던 시절도 있었던 모양이다.
그가 잘 나가던 시절에 우린 서로 연락을 주고 받은 사실도 없었고 나는 그의 안중에도 없었다.
그는 대학시절에도 늘 어려울 때 내게 다가오곤 했었다.
그가 나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증권을 하면서 떼돈을 벌었는지 한참 잘나갔던 시절에는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요즘은 freelancer로 선물거래를 하고 있는데 조금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 그가 우리 사무실에 갑자기 나타났기에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로 한 것이다.
P과장이 자주 가는 자신의 아파트 앞 일식집에서 거나하게 술을 마셨다.
다른 사람들은 어쩐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나는 정신 놓고 많이 마셨다.
소폭까지 몇 잔 마신 것 같다.
H가 2차를 가자고 바람을 잡았다.
H가 잘 안다는 양주집으로 갔다.
H는 바람을 잡으며 교통정리까지 하였다.
2차에서 먹은 술의 전반부 값을 나와 KC부장이 먼저 계산하면 다음부터는 자기가 계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반부 술값을 P과장이 낸 것 같다.
그러니까 H는 아직도 나를 계속 계산적으로 생각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가는 그가 미움의 단계를 넘어 오히려 불쌍하다.
내가 서초동에 산다고 하니까 그 친구는 대뜸 우리화사 사람들이 모두 부자라는 투로 이야기 한다.
봉급에서 조금씩 꼬박꼬박 정직하게 모은 돈으로 이리 저리 이사다니면서 조금씩 불려나가다가 대출 끼고 겨우 33평짜리 아파트 하나 힘겹게 장만한게 부럽단다.
얼마전까지 일확천금의 부를 움켜쥐었던 자신은 나만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아니면 나보다 나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배가 아프다는 말인가?
술이 많이 되었으므로 양주는 손에 대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술을 덜 마시기 위해 나보다 키가 큰 아가씨 엉덩이를 붙잡고 춤만 추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술에 결과적으로 떡이 되었고 절반이지만 매번 사주기만 했던 H 술을 이번엔 얻어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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