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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무들기 농장

누구 탓일까?

by 굼벵이(조용욱) 2023.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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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 오후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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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 타고 서울 가는데 갑자기 운전기사가
"저 뒤에 계신분! 동영상 시청은 이어폰을 사용해 주세요!" 한다.
난 맨 앞에 앉아 눈을 감고 막 잠이 들려던 찰라였다.
그런데 그동안 전혀 들리지 않았던 그 동영상 소리가 그 때부터 갑자기 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운전 기사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그 동영상 소리는 계속 되었다.
덕분에 공연스레 내 잠만 손해났다.
누구 탓일까?
운전기사?, 동영상 그사람?, 나?
이것도 그냥 내탓인지 모른다.
집사람 카톡 메시지를 잘못 해석해 하마터면 밥을 굶을 뻔했다.
이유는 단 하나 '?' 때문이다.
내 시크릿 가든에서 곱게 키운 쌈채소를 한아름 따서 가져왔는데 집사람이 없어 그걸 어떻게 처리할지를 묻는 과정에서 대화가 꼬였다.
'도착했어요'에 '?'만 붙였어도 주어가 '나'인 줄 알았을 거다.
헌데 난 집사람이 이제 집에 도착했으니 저녁식사를 나랑 같이 하자는줄 알고 올라올 때만 기다렸다.
아무리 기다려도 도착했다는 집사람이 집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뒤늦게 내가 문장해석을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부랴부랴 식당 문 닫기 전에 밖에 나가 혼밥에 혼술을 곁들이고 들어왔다.
그래,...이것도 다 내잘못이다.
일진이 사나운 듯해 사주 사이트에서 일진을 보니 오늘은 그냥 찍소리 하지 말고 조용히 보내란다.
내맘대로 사는게 아니고 그냥 살아지는 거란 걸 절실히 느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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