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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909 물좋고 산좋은 강원에서 멘토링 강의

by 굼벵이(조용욱) 2023.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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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9.9(금)

OO지사 멘토링 강의

그 아름다운 밤 즐거움에 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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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지사에서 전 지사지점 식구들이 모여 1박 2일간 멘토링 축제를 벌이는데 나를 강사로 초빙했다.

OO지사는 다른 지사와 다르게 지사 자체 내에서 신입사원과 간부직원간 멘토십을 구축하였는데 오늘 멘토와 멘티가 함께 모여 즐거운 축제의 밤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그 한 과정으로 멘토링 관련 특강을 마련하였는데 외부에 강사를 의뢰했더니 너무 많은 강사료를 요구해 와 궁여지책으로 우리 팀 KY과장에게 부탁을 했고 K과장이 내게 보고를 해 와 나는 처장에게 보고하고 흔쾌히 90분간의 강의를 수락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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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들에게 무슨 말을 해 주어야 할지 몰라 멘토링 제도에 관한 내용과 인사관리에 관한 내용 그리고 신입사원이 지녀야 할 몸가짐 마음가짐 중심으로 아침 일찍부터 준비를 하였다.

오전 11시 20분발 강릉행 버스에 올랐다.

버스 안에서 강의자료를 두 번 더 읽어보았다.

오후 한시 경 중간에 들른 휴게소에서 떡볶이랑 찐만두로 점심을 때우고 OO지사에 도착하여 CJ과장의 안내를 받았다.

C과장은 전임 총무과장으로 금년에 승진서열 1위로 승진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한다.

사무실에 들렀다가 KD지사장에게 인사를 한 후 행사장으로 향했다.

행사장은 60여년 전통을 가진 초등학교로 학생 수가 점점 줄어 분교가 됐다가 다시 폐교가 되어버린 것을 누군가가 사들여 집단 훈련원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교실을 강당 겸 식당으로 만들어 행사장으로 사용하고 있고 마이크 시설까지 완비되어 있었다.

초등학교라서 천장도 낮고 교실도 그리 크지 않고 아담하다.

노송이 우거진 교정이 너무나 좋아 한참 동안 그 밑을 거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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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시간이 되어 90분간의 강의를 모두 마쳤다.

나름대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지만 여러 가지 제약된 요소들도 많아 준비해 간 것을 다 마치지 못하고 단상을 내려왔다.

신입사원과 멘토까지 합하여 도합 120여명이 모였다.

각급 지점장들과 신입사원 멘토, 멘티 그리고 부, 과장들도 함께 모여 단합대회 겸 한바탕 축제를 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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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회사에서 나와 재미있는 쇼도 진행하였다.

젊은 남여를 두 쌍 만들어 우선 사회자의 손이 들어갈 공간이 없도록 서로 꼭 껴안게 하였다.

그러고는 다시 남자가 여자를 업게 하고 업힌 상태에서 땅에 몸을 안대고 앞으로 안게 하고 또다시 한바퀴 돌려 여자를 뒤로 업게 하는 그런 경기를 진행하였다.

정말 격세지감을 느낀다.

우리가 신입사원일 때에는 상상도 못하는 일들이 요즘 회사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아무리 게임이라고 하지만 여직원이든 남직원이든 정말 부끄러움 없이 업고 안고 한다.

나도 이제 늙었나보다.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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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졸졸 계속 뿌려대고 있어 조금 불편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 좋았다.

이사람 저사람 많은 사람들이 내 앞을 오고 갔다.

정말 많은 사람들과 술과 대화를 나누었다.

취하기도 많이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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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I이가 나를 위해 대게 다리를 한 접시 가져다주었다.

CJ이는 지사 막내로 열심히 일을 하느라 내 술잔도 받지 못하고 총총 사라졌다.

고 예쁜 멘티 후배에게 소주 한 잔 권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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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나와 함께 춤추는 자리에서 마치 내 축제라도 되는 듯 나도 함께 춤을 추었다.

노는 자리에서는 한껏 즐겁게 놀아주는 것이 예의다 싶어서 그 대열에 함께 했다.

몸치인 내가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많이 웃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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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직원이 일부러 나를 찾아와 내게 술 한 잔 권하면서 나의 강의가 너무 고마웠다고 한다.

내가 강의할 때 맨 앞줄에서 열심히 들었다며 내 강의에서 용기를 얻어 비록 기능직으로 입사했지만 앞으로 정말 열심히 공부해 계열전환하고 회사의 재목이 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도 참 보람있는 일을 했구나 싶어 가슴이 벅차올랐다.

다른 신입사원들도 몰려와서 나와 술을 나누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 친구들도 정말 강의가 좋았다고 했다.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예를 적절히 들어가면서 설명해 주니 정말 이해도 잘되고 강의 내용도 너무 좋았다고 했다.

칭찬을 원하지만 이를 쑥스러워하는 나여서 조금 부끄러웠지만 기분은 좋았다.

내심 누구라도 그런 멘트 하나쯤은 해 주었으면 했는데 여러 사람들이 오매 가매 강의를 잘했다는 이야기를 해주어 기분이 정말 좋았다.

좋은 기분에 이사람 저사람 만나며 좋은 술잔을 나누는데 CJ과장이 와서는 나를 잠자리로 안내해 주었다.

교실을 개조하여 개인별로 매트리스와 간단한 이불을 준비하고 거기서 집단으로 잠을 잘 수 있도록 처소가 마련되어 있는데 내게는 특별히 교감실에 자리를 깔아주어 거기서 아주 달콤하고 깊은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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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7시가 넘었다.

평소에는 5시면 잠에서 깨었었는데 7시 까지 한번도 깨지 않은 것을 보면 정말 달콤하게 잠을 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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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는 CJ과장의 안내를 받아 물곰탕을 먹었다.

곰치라고 못생기고 흐물흐물한 물고기가 있는데 그것을 김치국에 끓인 것이다.

시원한 게 정말 맛이 좋았다.

익은 물고기 살이 마치 덜 익은 계란 흰자처럼 흐물흐물 한다.

따라서 씹어먹는다기 보다는 훌훌 삼킨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욱 정확한 표현이다.

메뉴판에는 신퉁이 찜도 있었는데 그것은 마치 커다란 올챙이처럼 생긴 물고기인 신퉁이로 만든 요리라고 한다.

다음에 오면 거기서 신퉁이 찜을 한번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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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비도 C과장이 냈는데 C과장은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요금 17200원도 자신이 부담하고 더 나아가 오징어와 황태까지 선물로 사서 안겨주었다.

정말 부담스럽다.

나는 그가 금년에 꼭 잘 되었으면 한다.

여러 가지 면에서 그는 3직급으로 승진할만한 인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