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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1010 자기계발을 위해 가끔씩 근무시간을 치팅하는 나

by 굼벵이(조용욱) 2023.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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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0(월)

아침 출근하여 그동안 밀린 공부며 메일을 정리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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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은 한번 정리를 하지 않으면 계속 누적되어 며칠만 소홀히 해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쌓인다.

유용한 정보들이 잔뜩 들어있지만 도저히 시간상 모든 것을 다 읽어볼 수가 없어 필요한 몇 가지만 읽고 나머지는 모두 삭제처리 하였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살다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인 것 같다.

이번에 수강한 어학 통신교육은 짧은 시간에 무척 많은 내용을 주입시키려 한다.

내용도 많은데다가 버릴 것이 없어 정신을 집중하여 꼬박 듣다보면 시간이 꽤나 많이 걸린다.

두개의 강좌를 모두 들으려면 한 시간 이상의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나는 그 시간을 사무실 근무시간 중에서 훔쳐 쓰기로 했다.

오늘은 꽤나 시간이 많이 걸려 영어 공부를 마치고 메일을 모두 정리하니 11시 10분이 넘었다.

이후 곧바로 아침회의에 들어갔다.

아침회의에서 나는 어제 텐진 빠모의 마음공부에서 읽었던 몇 가지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자아라고 하는 것은 중앙 연산 장치와 같아서 경험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원칙을 설정한다.

그 원칙에 따라서 가치판단이 이루어지면서 자칫 삶의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빼앗기게 된다는 그녀의 주장을 이야기 했다.

따라서 삶을 풍요롭게 살기위해서는 가끔씩 명상을 통하여 자신의 자아를 format 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직원들에게 설득력이 있었던 것 같다.

이를 받아 Y과장은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 하나를 해 주었다.

인간은 태어날 때 태아들이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반면 죽음에 이를 때에는 엔돌핀이 많이 분출되어 황홀하게 죽어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탄생은 고통이며 죽음은 환희라는 주장이다.

KT과장도 자신의 단학수련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K과장은 지적 호기심이 무척 많은 친구다.

그리고 자신의 호기심 충족을 위한 열정은 대단하다.

그러나 그가 가져온 보고서는 영 맥을 짚지 못한다.

그동안 책 읽기에 소홀했는지 다른 과장들에 비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에 부합하는 어휘를 제대로 선택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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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H부장이 점심식사를 같이 하잔다.

전에 같이 근무하던 직원 중 한 사람이 이번에 초간고시 심사승격에 응시했는데 자꾸만 그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치룬 시험에 관한 정보를 물어온 모양이다.

그래서 나를 통하여 정보를 얻기 위해 점심식사 제안을 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정보를 팔아 밥을 얻어먹는 꼴이 되었다.

내가 채점위원장으로 들어가 세운 채점 기준과 그 결과에 대하여 몇 가지 이야기를 해 주었다.

75점을 기준으로 40% 정도를 배점하고 상하간 점수 폭이 30점 정도 난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결국 이를 2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전체적인 점수차는 6점 밖에 안 되어 별로 많은 점수차를 보이지 않게 된다는 것과 서열명부 작성 조건이 매우 까다롭게 구성되어 있어 하나라도 실패하면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함께 해 주었다.

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도로 정말 괜찮은 사람을 선발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것과 더 이상 필요한 사항은 KT부장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도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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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처장은 내가 매일 보고 싶은 모양이다.

별거 아닌 일로 나를 자꾸 불러 보자고 했다.

본사 지부장이 다녀갔는데 오늘 올린 초간고시 시행 시기를 묻는 설문조사와 관련하여 몇 사람이 지부장에게 불만을 제기했던 내용을 전달한 모양인데 처장은 덜컥 겁이 났던지 또 나를 찾았다.

나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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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과외선생 교체 건으로 HKM이와 통화를 했다.

실제 수업일수를 계산해서 정산을 해 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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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엄마를 입원시켜야겠다고 전해왔다.

피검사를 했는데 혈색소가 너무 부족해 어지러운 현상이 생긴 것이고 더 이상 계속 그런 상태를 방치할 경우 위험할 수 있으니 입원을 시켜야 한다는 의사의 주장에 따른 조치인 것 같다.

의사들도 다 장사 속으로 하는 일이라 얼마나 많은 돈이 들지 모른다.

아마도 엄마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생긴 것 같다.

활동에 필요한 영양소를 적당히 섭취해야 하는데 혼자 살다보니 게을러 섭생에 실패한 것 같다.

오늘 집으로 내려가 어머니를 볼 수는 없는 일이어서 내일 가 보기로 하고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전화 한통 드렸다.

어머니도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