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9(월)
KJ OO실장이 나를 보고 싶어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며칠 전 J처장에게 K실장이 내 욕을 하면서 나를 씹고 돌아다닌다는 이야기를 하였더니 J처장이 K실장에게 한마디 한 모양이다.
J처장이 열심히 일하는 조부장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고 이야기 하자 K실장은 능청을 떨면서 내가 조부장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러냐며 마치 내가 오해를 한 것처럼 이야기하더란다.
K실장의 부름에 갈까말까 망설이다가 겨우 응했더니 K실장은 내게 미안하다는 표현보다는 나에 대한 모독과 윽박으로 일관했다.
그는 내가 마치 좆도 아닌 놈이 그 자리에 앉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묘사했다.
자신은 법학과를 나와 법무팀장까지 한 사람이라며 자기 해석에 의하면 인사규정의 내용은 전문직 직무에 종사하는 자는 전문원이 아니더라도 사업소 경력과 상관없이 승진이 가능한 것으로 해석이 되는데 내가 제멋대로 해석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여 전문원이 아니면 승진이 불가능한 것으로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심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그저 꾹 참고 감정을 억눌렀다.
그가 잘못 알고 있는 부문을 내가 설명할라치면 그는 영락없이 중간에 치고 들어와 장광설을 늘어놓았고 위협적인 어조와 독단으로 나를 억눌렀다.
도대체가 왜 나를 불렀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더 이상 이야기 하는 것은 오히려 아까운 시간만 자꾸 보낸다는 생각에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KE이와 저녁약속을 했는데 K실장과의 면담 때문에 약속시간이 늦어지자 KE는 계속 핸드폰에 메시지를 넣었고 급기야는 전화까지 걸어왔다.
KE가 기다리는 그 귀한 시간에 그 욕을 먹으려고 그에게 간 것은 정말 아니었다.
KE이와 데이트를 했다.
KE이는 내게 자신이 이혼했음도 고백했다.
가장 큰 이혼사유는 신랑이 의처증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자신에게 손찌검을 했다는 것이다.
어떠한 이유로든 여성에 대한 폭력은 정당화되어질 수 없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나는 요즈음 집사람과의 관계가 영 엉망이었으므로 내 생각도 남은 내 인생을 보다 멋지게 보내고 싶은 생각이 자꾸만 떠올라 그녀에게 당신의 인생을 빨리 정리한 것은 남은 인생을 제대로 멋지게 살기 위해서라도 잘한 일이라고 했다.
더구나 손찌검까지 한다는 것은 그의 본성에 내재된 폭력성이므로 그것은 의식적으로 감추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 있어 더욱 그녀의 이혼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도 이 나이에 이혼하고 싶은데 젊디젊은 그녀가, 자유분방한 그녀가 오죽했겠는가!
내가 밥값을 내렸더니 그녀는 내게 저녁을 꼭 사고 싶어했다.
그녀가 결국 생전 처음 가 본 아이파크 지하에 있는 퓨전 레스토랑 ‘感’에서 한턱을 쏘았고
(음식 메뉴로 보아 꽤나 값이 나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와인까지 두 잔이나 마셨으니...)
그에 대한 답례로 내가 Intercontinental에서 와인을 한 병 샀다.
그것도 그냥 집에 가려는데 KE이가 한잔 더 하자고 해서 그리로 간 것이다.
우리는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KE인 내게 자신이 OO대 OO캠퍼스 출신이라는 것까지 이야기 하였다.
더이상 감출 게 없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
사실 인사기록카드에는 분교에 대한 기록은 없다.
일반적으로 학과를 보고 구분해낼 뿐이다.
심하게는 학교 다닐 때 사귀었던 옛날 애인 이야기도 하였다.
서로 각자의 집에 가서 잠까지 자고 다닐 정도로 친한 사이였는데 OO에 취직한 남친이 같은 회사 동기랑 눈이 맞아 자기를 차버렸다는 것이다.
조잘조잘 자신의 가슴 속에 담긴 많은 이야기들을 내게 늘어놓으며 카타르시스를 토해내는 것이다.
KE인 금년 한 해 동안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하여 방황할 것 같다고 했다.
최근에 살면서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고 했다.
H과장과의 관계는 최악의 상태까지 내 몰린 것 같다.
H과장은 부하직원인 그녀를 철저하게 무시하는 것 같았다.
H과장은 돌아다니며 그녀에 대한 악담을 늘어놓았고 그것이 고스란히 그녀의 귀에 다시 들어왔다고 했다.
인생은 그렇게 얽히고 섥힌 채 애증이 오가며 산다.
그녀가 사는 OO동 O단지 아파트 까지 데려다 주고 집에 도착하니 12시 반이 넘었다.
매일 꼬질꼬질하게 입에 침 튀겨가며 늙은이들과 소주잔을 주고받다가 모처럼 만에 신입 여직원과 정말 신선하고 깔끔하게 젊은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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