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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6

20060929 처장 단골 카페에서

by 굼벵이(조용욱) 2024.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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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9.29(금)

정년퇴임식이 있는 날이다.

NJW부장이 오늘 정년을 맞아 부인과 함께 식장에 오셨다.

안전관리처에 근무하던 사람들이 N부장을 위해 몇 가지 선물을 준비해 와서는 명예로운 정년을 축하해 주었다.

참 정깊은 사람들이다.

나는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다음 달 시간이 나면 한번 만남을 주선해야 할 것 같다.

다행히 곧바로 어디 멀리 나가실 생각은 없으신 것 같다.

사랑은 결코 받은 만큼 갚을 수 없는 것 같다.

배은망덕이 그냥 현실인 것 같다.

나를 포함해서 그분의 깊은 사랑을 받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렇지만 모두들 그 사랑을 묻어둔 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분을 보냈다.

 

오늘 정년퇴임식 준비에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을 위로해 주기 위해 총무팀에서 저녁자리를 마련했다.

전무님도 모셨다.

석산에서 술을 마셨는데 처장이 통영에 근무할 때 함께 근무한 사람들이 보내준 전어회와 농어회를 안주삼았다.

오늘도 마신 술이 도를 넘었다.

처장은 전무님을 동반해 전에 갔었던 양주집으로 우리를 案內했다.

나는 양주를 마시면 안 되는 체질인데 계속 양주를 마셔댔다.

거기서 어떻게 끝이 났는지 모르지만 내 기억이 다시 돌아온 것은 처장 집 근처에 있는 처장 단골 카페에서였다. 

처장은 술이 취하면 이사람 저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술자리로 불러내는 버릇이 있다.

처장은 술이 취하자 버릇대로 LKS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나오라고 했던 모양이다.

그 카페는 7~80년대에 유행하던 방식대로 악사를 데려다 놓고 노래를 하는 집이다.

노래값도 그냥 팁처럼 악사에게 전해준다.

거기서 또 양주를 마셨는데 그 정도가 지나쳤던 것 같다.

김처장 사모님을 그 술집에서 일하는 종업원으로 알고 내가 언행을 잘못했던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처장이 사모님에게 술집 종업원을 다루는 듯한 언행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처장 사모님은 나의 잘못된 언행에도 전혀 개의치 않았고 마치 때 묻지 않은 어린애 같은 인상을 주었다.

목소리도 그렇고 늘 웃는 모습도 앳되고 사랑스러웠다.

술김에 더 큰 실수를 하지 않아 다행이다.

그렇게 만취가 되도록 마시고 새벽 세시 반에야 집으로 들어왔다.

택시를 잡아타고 LKS과장을 숙소까지 바래다주고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