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7(토)
아침 일찍 테니스장에 나가 운동을 했다.
네 게임을 했는데 세 게임 이기고 마지막 게임은 타이브레이크까지 가서 졌다.
두시간 이상 뛰었다는 거고 그 정도면 제법 많은 운동량이다.
어제 사장에게 보고한 정년연장 관련 사항을 LIK 노무처장에게 설명했다.
내가 만든 보고서로 보고를 받은 사장은 정년연장 안에 대하여 펄쩍 뛰었고 절대 우리가 모델케이스로 정부나 여론의 타깃이 되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었다.
노조의 적극적 요구에도 최대한 사수하라고 했다.
꼭 해야한다면 별정직으로 1년간 재 채용하는 방안 까지만 수락하라는 지시다.
LIK처장의 놀라는 기색이 연연하다.
지금까지 노무처에서는 사장이 정년연장에 이미 동의한 것으로 생각해 왔었기 때문이다.
정년연장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프로세스도 모르는 사람들이 실무자인 나를 제치고 엉뚱하게 추진하다 생긴 웃지못할 해프닝이다.
(만일 내가 그들이 하라는대로 했다면 사장에게 아주 큰 엿을 먹일뻔한 사건이다.
그랬으면 아마 여럿 다칠 걸?
그런 사실도 모르는 채 자신들의 뜻이 관철되지 못한 이유가 나 때문이라고 생각해 내게 원한을 품은 사람들이 여럿 있다는 것을 안 것은 꽤 시간이 지난 후의 일이다.)
점심으로 동태 탕을 먹은 후 집에 와 잠시 잠을 청했다.
하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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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차를 몰아 순식이네 식당으로 향했다.
초딩 우리반 동창 친구들이 거기에서 모이기로 한거다.
어제 집사람이 차를 깨끗하게 세차해 놓았는데 차가 더러워졌다.
눈이 와서 군데군데 도로상에 물이 덜 마른 곳이 있어 더러운 물이 튄 탓이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식당까지 어려움 없이 갈 수 있었다.
순옥이, 경희, 명자, 옥배, 상옥이, 규분이 모두 6명의 여자친구와 나, 현준이 순영이, 순식이 모두 4명의 남자친구가 함께 자리했다.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소주를 나누었다.
시골에서 살아가는 아줌마들과의 대화는 위태위태하다.
남자친구들이 있어 주의하는 모습이 보이긴 하지만 그녀들의 대화는 거침이 없어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를 것 같다.
옛추억을 회상하며 깔깔거리며 재미있게 음주와 식사를 마쳤는데 2차로 노래방까지 가잔다.
모두 노래방으로 달렸고 우리는 거기서 또 소맥을 들이켰다.
규분이가 나랑 러브샷을 하잔다.
아무 것도 감추는 것 없이 감정의 흐름대로 자연스레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이 참 좋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나 행동 모두가 가식이나 감춤 없이 그대로 자연스레 표현되는데 나름 건전하다.
아마도 세탁소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손님과의 대화를 통해 만들어진 언행습관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녀에게서 '석산' 식당의 수정씨나 '권서방네 순대국집'의 뚱뚱 아줌마에게서 느끼는 계산되지 않은 순박함이 배어난다.
내가 술이 너무 많이 취해 그랬을 수도 있다.
순식이랑 택시를 타고 그의 식당으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방은 따뜻했으나 윗풍이 어찌 센지 잠을 편히 잘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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