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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8

20080618 어리석은 노조의 교만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버티기

by 굼벵이(조용욱) 2024.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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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6.18(수)

노동조합으로부터 처절하게 수모를 당했다.

따지고 보면 그리 심한 것도 아니지만 작정하고 계획적으로 벌인 일이어서 기분이 영 씁쓸했다.

노사협의회 장에서 조직국장이 “인사제도 담당이 누구냐?”하면서

모르는 척 일부러 나를 불러 세웠다.

내가 일어섰더니 그 업무를 몇 년간 했느냐고 물었다.

내가 심 삼사년 했다고 했더니

그러니까 고루한 생각을 가지고 전향적인 생각을 갖지 않는 것이라며 비난을 했다.

장전무가 그런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면 안 된다며 곧바로 제지했다.

마음이 착잡했다.

이어서 P가 조직국장 이야기가 맞는다며 한마디 더 거들었다.

날 죽이기 위해 계획적으로 벌인 일이란 걸 입증하는 순간이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눈을 지그시 감고 분노를 삭혔다.

그러기 위해 재빨리 생각의 방향을 바꾸어야만 했다.

내가 승진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어떤 수모도 다 견뎌내야 한다.

어떻게든 앞으로 1년만 잘 넘기면 행복한 미래가 온다.

새로 온 조직국장은 어떻게든 한번 튀어보고 싶은 생각에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이고 나를 공격하기 위해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의 방향을 바꾸었다.

나중에 그가 내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으로 보아 사실이 그런 것 같다.

나는 그런 그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공포탄은 아무리 쏘아도 좋은데 실탄을 넣지는 말아달라'는 주문을 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다른 참모들도 모두 P가 뒤에서 조종한 각본이라는 생각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모두들 일방적으로 한방 크게 얻어터진 내게 동정을 표했다.

홍혁 기획처장님이 그 말을 받아서는 “얼른 승진시켜서 내 보내야겠다”라고 했다.

인사처장은 “승진시켜서 그 자리에 다시 앉혀야 한다.”고 했다.

모두들 정말 고마운 생각이다.

우리팀 식구들을 불러 모아 김병옥 과장이 SHRM 다녀오는 송별식을 빙자해 나의 화풀이 술을 마셨다.

장충족발에서 소주를 마시고 둘둘 치킨에서 맥주 한 잔 더했다.

강민석 과장이 무슨 무용담 처럼 오늘의 사건을 모두에게 설명해주었다.

기분이 영 그렇다.

 

집에 돌아오니 호신이 방에 불은 켜져 있는데 녀석은 없다.

이녀석이 경신이 방에 누워있으면서도 아빠가 왔는 데 인사도 없이 모른 척하고 있다.

지난 주에 내게 사회문화 책을 사달라고 했었다.

책 제목을 알아오면 사다주겠다고 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

공부에는 아무런 뜻이 없는 녀석이다.

부화가 치밀어 올라 한마디 하려다 그냥 조용히 잠자리에 들었다.

집사람이 내 기분을 눈치 챈 듯 조용히 내 방을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