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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9

20091009 더 이상 수정이 불필요한 깨끗한 일기장

by 굼벵이(조용욱) 2024.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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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9()

프라이드가 그냥 가기가 영 섭섭했던 모양이다.

폐차장에서 연락이 왔는데 그 차를 담보로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어 폐차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한다.

근저당이라니?

그럴리가...

처음 들어보는 소리다.

우리가 그것을 저당 잡힌 사실도 없었을 뿐더러 내야 할 돈을 내라는 청구를 받아본 사실도 없었다.

과태료도 없다.

근저당 내역을 알려면 구청에 가서 자동차 원부 갑부와 을부를 떼어봐야 한다고 한다.

내가 차를 산 대우자동차 노승국과장(그는 참으로 친절하고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인 것 같다)에게 부탁했다.

그가 직접 구청에 가서 자동차 원부를 떼어보니 93년도에 내가 자동차를 인수받는 시점에 기아자동차가 내 차를 상대로 근저당 39만원을 설정했고 그것은 내가 기아에 지불하지 않은 돈도 아니기 때문에 기아 스스로 이를 해지해야 마땅함에도 그 절차를 게을리 하여 지금까지 기록으로 남아있는 것이란다.

그런데 그걸 해결하려면 차주 본인이 직접 와서 해결해야 한단다.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내가 직접 기아 영업소에 가서 사실을 확인했다.

내가 보기에 그들은 내게 미안한 감정을 가지기 보다는 오히려 39만원을 청구하지 않은 것에 내가 감사해야 한다는 식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어쨌거나 완납사실 서류를 떼어주었으므로 노승국 과장은 나를 회사 앞에 내려다주고 자신은 근저당권을 말소하러 강남구청엘 갔다.

나중에 노과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지만 그 서류에 도장 하나가 빠져있었고 그 바람에 노과장은 다시 한번 더 기아 영업소를 다녀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고 한다.

아마도 프라이드가 영 세상을 떠나기 싫었던 모양이다.

이런 실수에서 우리는 반드시 명심해야 할 교훈이 있다.

서류를 주고 받을 때 혹시 도장이 빠지지는 않았는지 내용은 어떤 것인지를 반드시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와 유사한 형태의 실수로 인한 잘못들이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한 확인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아 낭패를 본 또 하나의 사례는 집사람이 자동차를 인수받고 살펴보니 자동차 뒷문이 수동 문이라는 것이다.

카탈로그에 보면 파워 윈도우를 자랑삼아 사진까지 실어놓았었기에 당연히 그런 줄 알았었다.

나중에 꼼꼼히 카탈로그를 살펴보고 사진을 대조해 보았더니 재즈형 이하는 뒷문은 파워윈도우가 아니었다.

Groove 형만 뒷문까지 파워윈도우를 설치해 놓았다.

크게 가격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라면 경차라도 그 정도의 편의성은 당연히 갖추도록 해 놓았어야 했다.

집사람은 그 바람에 품위가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비록 경차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새 차라고 폼내며 자랑하고 싶었는데 뒷문에 지난번 20년전 프라이드와 다를 바 없는 수동식 윈도우가 달려있자 실망이 매우 컸었던 것 같다.

그녀가 기분 상하지 않도록 나도 같이 흥분해서 그녀의 말에 계속 동조를 하다가 한 가지 합리화 방안을 생각해 냈다.

최근에 출시된 소나타도 앞좌석은 편하지만 뒷좌석이 많이 불편하다는 것과 그 이유가 요즘은 다세대가 함께 살지 않고 자동차에 많아야 한둘 정도 타고 다니기 때문에 뒷좌석 활용도가 그리 높지 않아서 그렇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집사람이 조금은 위안이 되는 모양이지만 영 스타일을 구긴 것 같아 찜찜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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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근 처장과 이민우, 강명구, 조홍제 차장이 함께 사대부의 찬에서 해외교육 해단식을 가졌다.

거기서 노조 이야기가 나와 나는 또 말실수를 하고 말았다.

옛날에는 노사관계가 그리 심하지 않았어요.

노사관계가 망가진 것은 발전분할 이훕니다.

발전분할 시 비대위를 구성하여 노사협상을 벌였는데 그 때부터....”

하면서 내가 말을 이어가는 도중 박흥근이 끼어들었다.

잠깐, 말 꼬리 잡아서 미안한데...

망가졌다고요?

ㅎㅎㅎㅎ 알겠어요.

조처장님은 그런 식으로 생각한단 말이지요? ㅎㅎㅎㅎ

내가 낼 모래 노사협의회에서 조처장님이 노사관계가 망가졌다고 하더라고 사장에게 말할 거예요. ㅎㅎㅎㅎ

그 때 오경호가 한 짓은 전부 각본에 있는 쇼였어요.

나중에 그가 갈 때 서류라도 제대로 치우고 갈 것이지 그의 책상 설합에서 청와대 문서를 발견했는데 그는 거기 적힌 각본 그대로 행동 했더구먼요.”

이 대화 속에서 나는 또 나의 말실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이 그렇더라도 나는 노조 핵심 수뇌부 앞에서 노사관계가 망가졌다는 표현을 쓰지 말았어야 했다.

박흥근은 그런 것들을 항상 머리에 축적해 놓는다.

그리고 언젠가 필요할 때면 그것을 꺼내어 비수로 사용한다.

일반적인 사람이 대충 넘어가거나 그러려니 생각하는 것들도 그는 늘 그런 식으로 담아놓았다가 필요시 증거로 제시한다. 그래서 말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정확한 속도와 톤으로 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술자리를 파하고 헤어지면서 조홍제 차장과 맥주 한 잔 더하고 들어왔다.

술을 더 먹고 싶어서가 아니고 조차장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고 조차장에게 둘이서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그는 나와의 회사 생활에 나름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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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컴퓨터로 글을 쓸 때 자판을 이용한다.

그리고 자판을 두드리면서 틀릴까봐 크게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아도 된다.

언제든 수정이나 삽입, 지우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컴퓨터로 작업을 할 때는 빠르게 자판을 두드리지만 수정도 많이 한다.

작가가 제대로 된 글을 탈고하기 위해서는 수십 번의 교정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것은 오탈자 수정도 있을 수 있지만 생각의 변화에 따른 내용의 수정도 계속되기 때문이다.

그런 힘든 과정을 거쳤기에 그런 글들은 대부분 거의 완벽하다.

컴퓨터가 없는 경우에는 연필로 글을 쓴다.

연필로 쓰는 경우 만일 잘못 쓰게 되면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쓴다.

컴퓨터에 비해서 지저분하고 수고로움이 더하겠지만 그래도 수정이나 삽입, 지우기를 할 수 있어 컴퓨터와 같이 최고의 훌륭한 글을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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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생은 다르다.

순간순간이 흘러가고 하루하루가 흘러 세월로 이어간다.

결코 그 어떤 순간도 지우개로 지우거나 수정, 삽입, 지우기가 불가능하다.

그러기에 인생은 신중하게 하루하루를 살아야 한다.

매 순간순간을 완벽하게 살지 않으면 훌륭한 삶을 살 수 없다.

내 인생의 일기장을 끝내는 날 오탈자 투성이의 말도 안되는 글을 남기고 싶은가,

아니면 깨끗하고 훌륭한 내용으로 꽉 채워진 더이상 수정이 불필요한  일기장을 남기고 싶은가!

 

Today matters(오늘을 사는 원칙)

 

원 칙 내 용 (나는 매일 ........) 점검
마음가짐 올바른 마음가짐을 선택하고 그런 마음으로 행동  
우선순위 우선순위를 정해놓고 그에 따라 행동  
건 강 건강지침을 정해두고 그대로 따를 것  
가 족 가족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것  
생 각 좋은 생각을 습관화하고 실천할 것  
책 무 적절한 약속을 하고 이를 꼭 지킬 것  
재 정 자산을 적절하게 관리  
신 앙 신앙심을 함양하고 신앙에 따라 살 것  
인간관계 돈독한 인간관계를 위해 노력할 것  
관 용 관용을 베풀 계획을 세우고 그 표본을 보일 것  
가 치 좋은 가치를 받아들이고 가치 있는 행동을 할 것  
성 장 조금씩 나아지기를 바라며 실제로 나아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