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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9

20091013 권력이 낸 길로 조직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

by 굼벵이(조용욱) 2024.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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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3()

어제는 국감일이다.

평소에는 국감장 현장상황을 생중계 해 주었는데 사장이 이를 못하게 하는 바람에 사무실이 조용하다.

일도 중요하고 보안도 중요하지만 기자들에게도 공개되는 내용을 당사자인 우리공사 직원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무언가 잘못된 판단이 아닌가 싶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런 현장이 한전을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서 조명해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인지도 모른다.

가뜩이나 우물 안 개구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는 입장이라면 일부러라도 들려주어야 할 일이다.

직원인 입장에서 사장의 생각을 비판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지만 이는 분명 잘못된 결정인 것 같다.

아무리 본인이 자신이 있더라도 구체적인 사안에 들어가면 실무자만 못한 것이 경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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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나는 그바람에 무언가 읽을거리를 찾았다.

마침 백 년 동안의 고독이라는 책이 책장에 꽂혀있다.

G 마르케스 작품인데 남미의 정서와 이데올로기 투쟁 그리고 인간의 생존을 위한 삶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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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어서 근무시간 중 1/3정도를 읽어버렸다.

일반적으로 번역도서는 재미없게 번역된 것들이 많다.

외국어 표현을 그대로 해석하고 외국적 정서를 그대로 나타내다보면 지루하고 읽기 힘들 때가 많다.

그러나 이 책은 처음부터 흥미진진하게 스토리를 전개한다.

더군다나 맨 앞장에 주인공의 가계도를 그려놓아 복잡한 이름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런 면에서 모든 소설류는 이런 인물도를 미리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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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삶이란 본질적으로 동물적이다.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물적으로 살 수밖에 없다.

물질적 풍요는 정신적 풍요를 낳고 정신적 여유로움이 생길 때에만 무언가 의미 있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게 된다.

욕정에 사로잡힌 사랑은 생존을 위한 사랑이다.

그게 여유가 생겨야 플라토닉 러브로 진화하게 되는 거다.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는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생존의 문제가 선결되어야 한다.

다행히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일이 생존의 문제까지 해결해 준다면 그보다 더한 금상첨화는 없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일에서 인생을 찾아야 한다.

일 속에서 자신이 진정 몰입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알아내고 그걸 추구하는 삶이 가장 실속 있고 행복하다.

그래서 대기업이 좋다는 것이다.

대기업은 업무분야가 다양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어느 정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어떤 삶을 추구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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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기계발 분야가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자기계발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이를 세상에 알리면서 사람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가 추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 아닌가 싶다.

그 길을 가는데 남들만 못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더 뛰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그래 한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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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이 끝나고 저녁식사를 가는데 총무팀장이 없어졌다.

그는 자신이 담당해야 할 인사처장은 나몰라라 하고 비서실장과 함께 식사를 하러 갔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백재현 팀장이 열을 올린다.

총무팀장이 직속상관은 팽개치고 비서실장만 챙기는 모습을 보고 많이 화가 난 모양이다.

내용이야 어떻든 겉으로 보기에 그의 행동은 안 맞는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는 총무팀장 없이 인사처장을 모시고 자연산 횟집엘 갔다.

속 없는 처장님은 그래도 마냥 좋아하신다.

현상권 팀장의 하이 톤 다변은 언제 어디서나 계속 이어진다.

술도 안 마시면서 그렇게 말똥말똥한 상태로 술마셔 흐트러진 사람들에게 설교하며  사는 게 정답인지도 모르겠다.

조금 불편하지만 그냥 각자 주어진 대로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고 우리는 서로 그걸 조금씩 이해하면서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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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정답은 있지만 정답대로 되지 않는 게 사회다.

그것은 장님들의 도시나 장님들의 나라에서 보여 지듯 장님들에게 익숙한 사회시스템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분명 보다 나은 삶의 방식이나 제도 따위가 있어도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장님의 세계에서는 이를 이해할 수도 없으려니와 이해시킬 수도 없어 그 길이 비록 죽음의 길이라 하더라도 그 길을 가고자 하는 것이다.

답답하지만 그들에게 권력이 주어졌다면 그들이 가는 길을 가로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망하는 나라, 흥하는 나라가 나타나는지도 모른다.

모든 길은 정답의 방향대로 나는 것이 아니고 파워의 방향으로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국적으로는 권력이 국가사회(모든 조직사회가 마찬가지다)의 흥망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정답의 방향대로 갈 수 있는 똑똑한 권력만이 국가사회나 조직을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노조가 주장하는 내용의 대부분도 그렇다.

회사가 망하는 방향의 오답이지만 어쩔 수 없이 그걸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점진적으로 망해가는 회사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책임은 그 누구도 지지 않는다.

권력자인 사장은 2~3년 임기가 끝나고 가면 그만이고 노조도 마찬가지이다.

임기동안 자신의 이익만 챙기면 그만인 것이다.

참으로 편리한 시스템이다.

그 사이에 기업은 조금씩 침몰의 과정을 밟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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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가 끝나고 임청원 부장과 백팀장 그리고 박인환과 김관봉 차장과 함께 생맥주도 한잔씩 더하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