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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0

20100205 매일매일의 삶 안에서 보물찾기에 전념해야

by 굼벵이(조용욱) 2024.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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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5()

전전날의 과음에 잠이 조금 부족했었는지 몸이 많이 피곤하다.

피곤함은 글을 읽어보면 쉽게 느낄 수 있다.

글을 읽다보면 뇌가 피로를 견디지 못해 대부분 금세 졸음으로 몰고 간다.

뇌는 자신의 몸 상태를 읽는 가장 좋은 척도이다.

뇌가 느끼는 피로도를 잘 체크하여 휴식이나 잠으로 몸을 관리해 주면 최적의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하나의 대형사고가 나기 전에는 수없는 징후들이 나타나듯이 우리 몸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징후들을 가장 예민하게 체크해 주는 센서가 뇌이다.

재미없는 분야의 전문서적을 읽으면 대체로 뇌가 신경을 더 쓸 것이고 그러다보면 보다 빨리 피로를 느낄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일견 이와 연관이 없어 보이는 말이지만 사실은 개똥이 약에 쓰인다는 전제로 보면 쓸모가 있다는 이야기로 볼 수 있다.

 

점심엔 권춘택 처장이 조인국 원장에게 인사를 하러갔다가 같이 점심식사를 하자는 제안을 받고 나까지 함께 민물 매운탕집에서 빠가사리 매운탕을 먹었다.

손영기 처장이 이런 종류의 민물 매운탕을 무척 좋아하는 모양이다.

손처장은 거기다가 라면사리를 넣고 나중에는 밥을 볶는 등 내가 야전에서 자주 하는 온갖 레시피를 그자리에서 다 동원했다.

손처장에게 나중에 원하시면 임진강이든 홍천강이든 한번 모시고 가서 매운탕을 끓여보겠다고 했다.

조금만 자극을 주면 그는 물고기처럼 견지낚시에 혹하고 달려들 것 같다.

 

어제 오후엔 조금 피곤한 몸으로 천년 그리움이 흐르는 강카페에 들어가 영화 셜록 홈즈를 보았다.

재미있는 영화인데도 중간 중간 졸음이 계속 오는 것으로 보아 피곤이 도를 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전 내내 내 책(영혼까지 일터에 묻게하라)에 우리 TDR팀 식구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적어 넣고 사인을 한 후 나누어 주었다.

사실은 다음 주에 떠나면서 주고 싶었는데 안순영 부장이 다음주부터는 안나올 것 같기도 하고 전전날 술자리에서 내 책 이야기가 나왔으므로 그냥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어제 모두 정리하여 나누어 준 것이다.

전하는 메시지는 먼저 컴으로 각 개인별로 정리해 놓은 다음에 하나하나 손으로 베껴 적었다.

예쁜 손글씨가 나오기를 기대했는데 잘 나오지 않았다.

가끔 느끼는 거지만 글씨도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많이 좌우되는 것 같다.

어떤 날은 글씨가 빠르면서도 예쁘게 써지기도 한다.

그걸 보아도 자연은 참 오묘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자연 속에서는 무궁무진한 보물들이 들어 있다.

그걸 삶 속에서 찾아내고 끌어내야 한다.

한 우물을 파다보면 언젠간 수맥을 만나고 그 수맥을 공유하는 모든 우물들이 서로 통하게 되어있듯 어느 한 분야에 몰입하다보면 자기와 다른 분야의 전문영역이라 하더라도 쉽게 그 원리를 깨우치는 현상을 느낄 수 있다.

그러기에 일어나기 싫은 겨울 아침에 억지로 일어나 아침밥을 먹고 직장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다가 술이나 마시면서 인생을 보내지 말고 하루하루 새롭게 만나는 자연 속에서 매일매일 값어치 있는 보물들을 찾는 연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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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퇴근길에 이주영 부장이 차를 태워주어 잠실까지 편안하게 왔다.

당초에는 그냥 전철역 근처에만 세워주었으면 하고 고집을 했었는데 그렇게 가다보면 자동차길 루트가 복잡해지고 오히려 이부장에게 불편을 주는 것 같아 그냥 이부장이 하고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집에 도착해 경신이와 집사람 그리고 나 셋이 저녁을 함께 했다.

경신이에게 돼지 우리 같은 자기 방을 제대로 좀 정리하라고 했다.

지난번에 읽은 몰입에 관한 서적 두 권을 내가 밑줄 친 부분만이라도 꼭 읽으라고 했는데 다행히 그걸 읽은 상태이다.

몰입에서는 공부를 하기 전에 반드시 3분 동안 책상을 먼저 정리하라고 하고있다.

그래서 그걸 실천에 옮기게 하기 위해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앞으로는 녀석이 올바른 자세로 공부를 하고 있는지 매일같이 녀석의 방을 점검할 예정이다.

호신이 녀석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간섭 없이 너무 방치해 놓은 결과가 잘못된 오늘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녀석은 아직도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체성이 확립되어있지 않은 것이다.

녀석의 인지구조가 올바르게 자리잡게 하기 위해서도 녀석의 전화요금 초과분은 반드시 받아낼 것이다.

인생은 자신이 생각한 대로 쉽게 호락호락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모든 것은 자신이 생각하고 행동한 결과에 따라 그대로 보상을 받는다는 것을 학습시키고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 학습 과정만이 녀석의 삐뚤어진 인지구조를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아이를 남의 돈이나 떼어먹는 파렴치한으로 키울 수 있다.

경신이가 제방을 치운다고 낡은 컴퓨터를 들어내며 방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녀석은 올 한해 등록금으로 700만원을 까먹고 매월 30만원씩 360만원과 70만원의 학원비로 도합 1110만원을 내 재정에서 부담하게 할 것이다.

교육발령으로 가뜩이나 임금이 줄어 애로사항이 많은데 설상가상으로 아이들까지 골머리를 썩인다.

내 방에 들어와 3 SIGNS OF A MISERABLE JOB을 읽으려던 찰나에 김진식 전무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녹경 옆 박원에 와 계시단다.

안중은 부장과 인사처장님이 함께 자리한 모양이다.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도록 집사람의 도움을 받아 차를 타고 교대 역까지 가 전철로 바꾸어 타고 박원에 갔다.

김전무는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거기서 소주 몇 잔 마셨는데 2차로 게스트를 가잔다.

거기서 양주 폭탄 몇 잔과 알 잔 몇 잔 더 마시고 라면까지 먹었다.

김전무님은 노래를 좋아하고 잘하신다.

목소리도 좋고 음정 박자까지 정확하니 노래 부르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태어났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런 스타일을 즐기신다.

나는 그런 시간과 돈을 아까워 한다.

그래서 출세를 못하나 보다.

결국 12시 반에 헤어졌고 다른 사람들을 모두 보냈는데 전재은 국제협력팀장이 한잔 더 하자기에 생맥주 500CC 한 잔 더 마시고 헤어졌다.

생맥주 값은 내가 내었다.

박인환 차장도 그자리에 함께 있었다.

보아하니 전부장은 완전히 맛이 갔고 나와 함께 택시를 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이 들어 버렸다.

택시 기사가 걱정 말라고 했는데 집에까지 잘 데려다주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