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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1

20110324 인천지역 현장점검, 문석이 모친상

by 굼벵이(조용욱) 2025. 2. 13.

3.24()

아침인사차 처장방에 들렀다가 오늘은 인천지역에 나가보겠다고 했다. 

어제 저녁 늦은 시간에 연숙으로부터 문석이 모친이 돌아가셨다는 문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퇴근 시간 후에 다녀오면 교통편도 복잡하고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어 어차피 현장에 나가봐야 하기에 이 참에 차라리 빈소가 있는 인천지역 필드 매니저들을 만나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인사처장도 다녀오라며 흔쾌히 수락했다.

녀석이 나한테만 연락을 안했나 싶어 민호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하니 그도 문자를 받지 못했단다.

그러면서 문석이에게 직접 확인을 해 보겠단다.

민호랑 문석이랑 나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앞에 옆에 앉은 단짝 친구들이었다.

 

처장이 찾기에 가보니 부사장이나 전무들에게 자신이 직접 가서 월요일에 있을 MBO보고서 요약본을 설명했단다.

사실 사장한테 하는 보고라면 몰라도 전무나 감사에게 하는 보고는 내가 직접 하는 게 모양새가 더 낫다. 

 

인천본부에는 차를 가져가지 않고 그냥 전철을 타고 갔다.

그들이 일하는 현장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설비진단 팀에 있는 팀원들은 아침 아홉시에 출근해 7시 반에 퇴근하면서(leave the office) 일한단다. 

그리고 아침에는 빨리 회사에 나가고 싶을 만큼 일이 즐겁단다.

설사 그게 거짓말이라도 좋다.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출장 온 보람을 느꼈다.(be worthwhile)

 

출장일을 마치고 문석이 모친 장례식에 갔다. 

한산하다.

너무 한산해 초라한 감마저 든다. 

문석이는 그 누구에게도 모친상을 연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이 남한테 잘해주지 못했는데 남이 자기에게 잘해 주기를 바랄 수 없어서란다.

그럴 수 있다.

문석이와 두어 시간 정도 같이 있다가 집으로 들어왔다. 

민호는 회사 일로 늦게 갈 수밖에 없었고 연숙이도 늦게 출발한다는 것 같았다. 

아마도 그 둘이 늦은 시간에 도착해 늦게까지 같이 있다가 올 것 같다. 

난 10시 넘어 늦은 시간까지 밖에 있는 게 너무 힘들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 때문이다.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을(well regulated life) 좋아한다.

 

마음이 약해 그들을 만나면 어쩔 수 없이 밤을 새워야 할지도 몰라 연숙이가 도착하기 전에 여덟시 경에 먼저 자리를 떴다.

민호가 9 20분경에 이제야 출발한다며 전화를 했다.

거기 계속 있었으면 내가 많이 힘들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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