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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1

20110503 MBO강의계획 보고/ 난 아직도 사랑을 모른다

by 굼벵이(조용욱) 2025. 2. 28.

20115.3()

아침 일찍 출근하자마자 현상철 처장 방에 들러 출근 인사를 했다.

7시 반 밖에 되지 않은 이른 시각에 안중은 부장이 먼저 들어가 무언가를 보고 중이다.

잠시 머뭇거리다가(hesitate) 그냥 보고 중에 들어가 인사를 했다.

필출고 반필면이고 아침 인사는 동방예의지국의 근본이다.

같은 직급이고 내가 입사 선배라도 그는 상향보직되어 이미 내 직속상사다.

부하가 상사에게 문안인사를 드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교안 초안을 일단 마무리 했다.

lecture tour의 조건은 최악인 상태다.

MBO는 변화를 무엇보다 싫어하는 우리 직원들이 그동안 극도로 불만스럽게 생각해 왔던 제도이다.

거기다가 사장도 임기가 다 되어 레임덕 상태이니 수강태도가 엉망일 거라는 게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러기에 강의를 더더욱 알차고 재미있게 진행해야 한다.

강의 계획을 들고 전무 방에 갔다.

전무가 무슨 세 시간씩이나 하냐면서 두 시간만 하라고 한다.

직접 펜을 들어 세 시간을 두 시간으로 고쳤다.

전에 내 강의도 들어 봤단다.

저녁에 술 한잔 마시면 다 잊어버린단다.

마음에 없던 것을 현처장의 각별한 관심 때문에 억지로 하는 강의인데 이를 하찮게 생각한다 싶으니 영 기분이 말이 아니다.

내가 시큰둥해 하자 그는 특정 사업장에서 먼저 집중적으로 해보고 잘 되면 그걸 확산하면 어떻겠느냐고 한다.

그렇다면 우선 세 시간 교육을 하다가 반응이 나쁘면 두 시간으로 줄이는 방법은 어떤지를 물었다.

김전무는 그게 좋겠다고 했다.

결국 내 생각대로 되었지만 영 찜찜하다.

나는 MBO 실무교육은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MBO를 왜 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원미씨가 마침 쥬스와 과일을 내온다.

원미씨는 내가 좋아 일부러 신경 써 과일과 쥬스를 내온 거란 느낌이 들었다.

참 고마운 사람인데 나오면서 고맙단 인사를 못했다.

고맙다는 메일이라도 넣어주어야겠다.

난 아직도 사랑을 모른다.

받을 줄만 알지 줄 줄을 모르는 거다.

 

작은 누나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엄마가 아프단다.

안중 백병원에 갔는데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는 거다.

지난번 대장암 수술을 마치고 한 10년은 더 사실 거라고 했는데 벌써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작은 누나가 형이 힘들어 하는 것 같다면서 내가 가서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 눈치다.

하지만 나는 경험도 없고 엄마의 수술병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

지난번 수술이나 모든 경과를 형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형과 상의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수원 빈센트병원의 담당 주치의 김훈교 박사가 수요일에 출근하기에 작은외삼촌이 전화를 걸어 이미 진료예약은 해놓은 모양이다.

김박사가 아침 8시 반에 출근과 동시에 진료를 해 드리기로 했단다.

 

형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모양이다.

이미 3000만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사기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무슨 일이 어떻게 돌아갈지 몰라 불안하다.

지난번에 내가 샀던 용성리 논은 작은 아버지가 등기하면서 착오로 어머니 명의로 해놓았는데 혹시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증여세를 물더라도 내 명의로 제대로 돌려놓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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