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수)
불편한 관계
정귀동 노무처장에게서 전화가 왔었다기에 전화를 걸었다.
비서가 전화를 받아 정처장이 노조 사무실에 가 있다기에 들어오는 대로 전화를 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노조 사무실에서 돌아왔다는 전화를 받고 곧바로 그의 사무실에 올라갔다.
정처장은 나를 보자마자 정년퇴직 예정자들이 복수노조를 설립하지 못하도록 근태관리(diligence and laziness)를 해야 하는데 그걸 내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왜 지금까지 그들의 근태관리를 해 오지 않았냐며 나를 힐책했다.
나는 그가 그렇게 이야기한 배후에 노사업무실장 권춘택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는 이번에도 또 제 일을 남에게 떠넘기려는(dump/shift st on sb) 듯하다.
이 일과 관련해서 내가 김전무에게 만들어준 한 장짜리 보고서를 김전무가 정처장에게 이야기하지 않은 모양이다.
권춘택 실장까지 정처장 방으로 와서는 정처장과 합세하여 둘이 나를 심하게 공격한다.
가슴 아래로부터 심하게 피가 끌어 올랐지만 꾹꾹 참아내었다.
나는 성과관리팀장이라 성과관리만 하면 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그들이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람이지 그들의 근태를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다.
더군다나 정처장이나 권실장 말대로 그들만을 대상으로 근태를 특별관리 하라는 공문(official document)을 보낼 수는 없다.
그건 현역과 정년 예정자간 차별적 처우여서 부당한 일일 뿐더러 그들로 하여금 회사에 대한 불만을 가중시켜 복수노조 설립을 가속화하고 그들의 성과 향상(enhancing the performance)에도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
정처장과 권처장은 핏대를 올리며 내가 정년예정자를 대상으로 근태관리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심하게 비난했다.
'현역들은 안하면서 그사람들만 별도로 근태관리 하라고?
이런사람들이 노사업무를 본다는게 말이 돼?'
내가 만일 1(갑)이었다면 가만있지 않았을 거란 생각을 잠시 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대신 나는 정년예정 간부 249명 전원을 대상으로 그들의 근태를 특별관리 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고 조용히 설득하며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고 했다.
하지만 정처장은 직급으로 누르며 내게 그걸 강요했다.
나는 완전히 코너에 몰렸다.
그러면 전무님에게 가서 전무님 뜻이 어떤지를 묻자고 제안했다.
내 제안을 받아들여 정처장 권실장과 함께 전무방에 내려갔다.
전무님은 그러면 그냥 노조간부 일곱명에 대해서만 근태관리를 하라고 하면서 그걸 내가하도록 부탁했다.
그렇게 분쟁은 조용히 해결되었다.
정처장도 더 이상 이에 대해 논쟁하지 않고 전무님 의견을 수용했다.
나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정처장도 1(갑)이 되고 나더니 달라진 듯하다.
오늘 보니 조금은 독선적이고(self righteous)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아무래도 이 상황을 현처장과 심도 깊게 상의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관리 대상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누가 할 것인지에 대하여도 상의할 것이다.
회의에는 안중은 부장도 함께 참여시켜 대책을 논의하는 게 좋겠다.
내 생각에는 복수노조 방지 T/F가 구성되었으니 거기서 하면 이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안부장 생각을 들어본 뒤에 내가 할지 그가 할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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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생일이어서 삼일빌딩 하이마트 부페에 모였다.
작은 누나가 그 집이 싸다며 거기를 예약한 것이다.
순희와 미형이도 왔다.
작은 누나 내외 그리고 경신이와 현신이 도합 열 명이 모였다.
지난번에 생일이 두 달에 한번 꼴로 있으니 그걸 빙자해서 형제자매간 모임을 갖기로 했었다.
순희도 미형이도 좋아한다.
부페장소가 31층이어서 야경도 좋고 괜찮은데 테이블이 너무 넓어 주위가 산만하고 너무 멀리 떨어져 대화가 어렵다.
결국 내 주변에 앉은 작은 매형과 미형이 나 셋이서만 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경신이가 모처럼 청계천(creek, stream, brook) 길을 걷자고 해 셋이 함께 걸었다.
집사람도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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