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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사랑하는 아들아

호신아 13

by 굼벵이(조용욱) 2010.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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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훈련 마지막이구나.

그동안 훈련받느라 고생했다.

엊그제 5월 5일 날은 시골 할머니 댁에 다녀왔다.

할머니가 네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

지난번에 말했던 ‘관계’의 ‘할머니’가 갖는 ‘손자’에 대한 특별한 ‘관심’인거지.

************

호신아!

사람은 죽을 때까지 계속 변화하는 거야

육체적인 성장과 더불어 정신적인 성장이 뒤따르고

그 사람을 지배하는 성격유형이 형성되지.

그런데 그 성격유형은 고착된 것이 아니고 변화한단다.

사실 심리학에 관한 초기이론은 프로이트에게서 나왔는데

프로이트는 성격이 출생과 성장의 과정에 어떤 경험을 했는가에 따라 고착된다고 주장했지.

하지만 이후에 아론 벡 이나, 앨리스, 빅터 프랭클 같은 인지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 성격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어.

아빠도 이들과 같은 견해란다.

간단히 빅터 프랭클의 예를 들어보자.

그는 아우슈비츠 라는 죽음의 유태인 수용소에서 3년 동안 살다가 운 좋게 살아남은

정신과 의사인데 죽음 같은 수용소 생활 속에서도 어떤 사람은 돼지처럼 행동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성자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은 자극과 반응 사이에 선택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는 진리를 발견했단다.

먹이를 보고 침을 흘리는 개는 무조건적으로 반응하지만

사람은 여러 가지 선택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침을 흘릴 수도 있고 안 흘릴 수도 있잖니.

그 어려운 수용소 생활 가운데에서도 어떤 사람은 희망이 가득한 미래를 꿈꾸며

즐겁게 생활하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어차피 가스실에서 죽을 목숨이라고 생각해

동물적 본능에 충실한 삶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지.

결과적으로 보면 동물적 본능에 따라 선택하고 개, 돼지처럼 행동하던 사람들의 대부분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적극적인 사고방식으로 인간다운 고귀한 삶을 선택한 사람들은 어려운 수용소 생활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여 생존할 수 있었단다.

네가 나치의 입장이라도 개, 돼지를 죽이는 것은 쉽지만

자신과 같은 ‘사람’을 죽이는 것은 쉽지가 않았을 거야.

그리고 그런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은 지난번 아빠가 말했던 벼룩이 유리천장과 같이

힘든 경험을 토대로 엄청난 성장을 했고

대부분 노벨상 수상자가 되거나 여러 분야에서 현재의 미국을 세계 최강의 국가로 만드는데 공헌하게 되지.

군대 생활도 마찬가지다.

네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천국이 될 수도 있고 지옥이 될 수도 있다.

개나 돼지처럼 사는 것 보다는 인간답게 고귀한 선택을 통해서 한번 뿐인

네 인생을 멋지게 살아가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아빠가 조금 바쁘구나.

네 형은 네게 편지도 없지?

그건 네가 형에게 편지를 한번도 안 썼기 때문이야.

자대 배치 받으면 또 연락하자.

2010. 5.7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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