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호 내외와 기호 내외가 지난 금요일(7.13) 여수 박람회에 들렀다가 광양을 찾았습니다.
딱히 대접할 것도 없어 저녁에는 항구해물탕 집에서 해물찜과 낚지볶음을 안주 삼아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습니다.
광양은 불고기가 유명한데 제대로 된 맛을 보려면 운전을 해서 읍내까지 가야한다니까
민호가 오랜만에 회포도 풀어야 하니 저녁은 그냥 집근처에서 하자고 해 해물탕집으로 갔던거죠.
항구 해물탕집은 항상 싱싱한 해물을 쓰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집 앞에 활어수송차가 항시 대기하고 있어 더욱 그런 느낌을 줍니다.
여수에서 점심도 못먹고 온 터라 배가 고팠는지 맛있게 잘 먹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거나하게 술 한 잔 하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나는 밤 10시만 넘으면 졸음이 밀려옵니다.
그래서 맥주 몇 잔 마시고 친구들에게 이부자리를 정리해 주고는 곧바로 잠에 빠졌습니다.
친구들이 좀 더 같이 놀고 싶었는지 모르지만 난 이미 지나치게 취한 상태인데에다
잠잘 시간을 넘겨버리자 견디지 못하고 잠에 떨어진거죠
나의 원래 계획은 다음날 섬진강에 가서 피라미를 잡아다가 매운탕을 끓인다는 목표를 정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비가 많이 와서 강물이 뒤집혔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럴 땐 강보다 계곡이 훨씬 낳습니다.
그래서 전날 선로순시 때 보았던 성불사 계곡을 찾기로 했습니다.
산길을 올라 성불사에 다다르니 다섯명을 태운 나의 애마가 플라스틱 타는 냄새를 냅니다.
기호는 그게 기름 타는 냄새라고 합니다.
늙은 말이 힘겨웠던 모양입니다.
흐린 날의 아침이어서 사진이 흐리군요
그래도 나름대로 멋이 있습니다.
성물사 천왕문을 지납니다.
대부분 대웅전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던데 이곳은 대자보전이라 써있군요
절은 우리나라 건축미를 맛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지요
성불사 노승입니다.
밤에는 일찍 주무시는지 이런 노래가 있더군요
'성불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소리
노승은 잠이 들고 객이 홀로 듣는구나'
백운산 자락이 보입니다.
코끼리 두마리가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시작된 종교라서 그런가 싶습니다.
다람쥐들이 이 길을 수없이 오갑니다.
우리나라 다람쥐는 정말 귀엽습니다.
점심으론 늘 도토리만 먹는지
도토리 점심가지고 소풍을 간다고 합니다.
요즘엔 개그맨들도 다람쥐를 무척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다~다람쥐 다람쥐
나무 사이로 보이는 성불사의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성불사의 아픈 역사입니다.
왜 난리가 나면 꼭 절을 불태우는지 모릅니다.
성불사를 내려와 물고기를 잡으러 갑니다.
살생을 금하는 절에 다녀와서 물고기를 잡으려니 조금 양심이 찔립니다.
이 사진 윗쪽에 보가 설치되어있어 물이 제법 있습니다.
피라미는 충분히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 잡아보니 피라미는 없고 초 일급수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계류 갈견이만 잡혔습니다.
크기도 손가락보다 약간 큰 정도의 갈견이지요.
일반 강 갈견이와는 달랐습니다.
대부분 혼인색을 띠고 있었습니다.
점심무렵까지 잡으니 3~40마리 정도 됩니다.
대충 배를 따고 정리해서 아이스팩에 담고 읍으로 향합니다.
점심은 3대 광양불고기집에서 먹었습니다.
기호에게 운전을 부탁하고 소주 두병을 같이 먹었습니다.
친구들도 대충 만족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갈견이 매운탕입니다.
내가 정말 이것 저것 넣어서 정성껏 끓였습니다.
모두들 맛있어 했습니다.
빈말인데 내가 순진하게 진담으로 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저녁으로 또 술이 이어집니다.
매운탕에 소주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 아니겠어요?
저녁밥까지 이걸로 때웁니다.
뭐 내가 특별히 요리할 줄도 모르니 이런걸로 때우는 수밖에 ...
비가 억수같이 오는데 기호는 밤 11시에 간다고 합니다.
일요일에 올라가면 차막혀 개고생한다고
차라리 밤늦게라도 올라가는게 낫다며 빗속을 뚫고 떠나갑니다.
다음날 확인하니 잘 들 올라갔다고 합니다.
어렵게 왔는데 대접이 좀 소홀해 미안스럽습니다.
그래도 이런게 사람 사는 재미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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