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27일 품질 경진대회가 있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열렸는데 많은 기업이 대회에 참가를 했습니다.
우리지사도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참가했지요.
다른 회사나 사업장들은 어떤지 모르지만 우리 지사는
작은 아이디어지만 전주를 이설하지 않고도 이격거리를 확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전기 안전과 공사비 절감은 물론 사용 편이성이 매우 높아 기대가 컸었습니다.
최병창 대리 주관하에 박성규 노조 위원장님과 한운섭 운영실장님은 물론
지사의 온 식구가 매달려 일사불란하게 대회 준비에 최선을 다했었습니다.
특히 우리 인턴사원들은 목이 쉬어가면서 정말 열성적으로 준비했습니다.
지사장실이 강당 바로 앞에 있어 준비상황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답니다.
우리 분임조가 대통령상을 받을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저도 대회에 함께 참석했습니다.
마침 그날 제 꿈에 제가 shit으로 범벅되는 꿈을 꾸었으므로 대통령상을 꿈꿀 수밖에요.
대회는 중소기업지원센터 세미나실에세 진행되었는데
회의장 앞 화분에 핀 예쁜 꽃에 나비가 한마리 앉아있었습니다.
너무 예뻐서 조심스럽게 다가가 사진을 한방 찍었습니다.
그런데 꽃은 진짜지만 나비는 가짜였습니다.
하기야 건물 안에 나비가 날라들 수 없겠지요.
대회를 진행하면서 사회자는
"시간관계상 임원 소개는 하지 말거나 짧게 해 주시고 사전에 제게 말씀을 해 주십시오"
라고 안내를 합니다.
우리 최대리님이 사회자에게 지사장이 함께 와 인사를 드린다는 이야기를 사전에 전했습니다.
우리 차례가 와 내게 인사를 하라기에 정말 간단하게
"전기요금 구조 불합리로 인한 적자를 품질개선으로 극복해 보고자 나왔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말에 소요된 시간은 아마 2~3초 정도밖에 안걸렸을 겁니다.
그리고 발표를 정말 환상적으로 잘했습니다.
우리 인턴 박수지 사원이 컴퓨터를 조작하고 정주희 사원이 하홍철 주임과 함께
신명들린듯 낭랑하게 강당이 떠내려갈 정도로 멋지게 발표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발표가 끝나자 사회자가 내게 불만을 표시합니다.
왜 하지 말라는 인삿말을 했냐는거예요.
사전에 신고하면 할 수도 있고 대신 짧게 하라고 해서 품질 정신에 맞게 절차적 요건을 준수해서 한마디로 끝냈는데
불쾌하다는 듯 멘트를 날리면서 앞으로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그것이 심사에 악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는 점심시간이 되었지요.
우린 대통령상을 확신하며 점심식사를 하러갔습니다.
목포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인동주 마을에서 홍어 삼합에 인동주 한잔씩 곁들여 승리를 미리 축하했지요
자랑스런 대회 참가자들입니다.
모두들 얼짱 몸짱 각도로 포즈를 취합니다.
내 얼굴도 나와야겠기에 다른 사람에게 촬영을 부탁했더니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 핸드폰이 사람을 타는 모양입니다.(이팀장님 사진찍는 연습이 필요할 듯..)
매사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먼저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고생한 품질 분임조원들을 위로해 주기 위해 천국으로 가는 길을 걷습니다.
이 길은 천국으로 가는 길입니다.
제가 몇년 전 텍사스 오스틴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우측에 있는 나무와 비슷한 종류의 나무들이 길이고 공원에 즐비했었습니다.
이 길이 그 길인지 헷갈립니다.
천국으로 가는 길에는 공중에 꽃들이 피어있습니다.
아름다운 나비가 팔랑거리며 이꽃 저꽃을 오갑니다.
이 길 건너에 해물찜 집이 있습니다.
거기서 대회 참가자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참혹한 결과를 안고 옵니다.
우리 인턴사원들이 徒勞(헛고생)에 눈물을 쏟아내려 합니다.
나는 이렇게 위로합니다.
"인생이 공정할 거라고 기대하지 마세요.
그나마 학교에서는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에 나오는 순간 제일 먼저 포기해야 하는 것이 공정성에 대한 기대랍니다. "
갑자기 제 머리에 세미나실 앞 생화에 가짜 나비가 올려진 모습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래도 파이팅을 외치며 소주잔을 비웠습니다.
그날 소주 맛이 유난히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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