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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소장 생활/광양지사

광양에서의 첫 견지수업 (SSL24)

by 굼벵이(조용욱) 2012.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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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봉강 백운지를 다녀왔습니다.

원래 계획은 광양읍 서천에서 막걸리 한잔 마시며

견지낚시가 어떤것인지 잠깐 맛보기만 할 요량이었습니다. 

그런데 전날 밤새 비가왔습니다.

그래서 그냥 포기하려는데 아침이 유리알처럼 화창합니다.

한번 뱉은 말인데 사정이나 알아봐야겠다고 서천엘 가보니 예상대로 물이 황토빛입니다.

비가 오면 강이나 천의 하류는 대부분 훍탕물이 되어 견지낚시가 곤란합니다.

이팀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물이 뒤집어져서 낚시가 곤란할 것 같은데..." 했더니

"9시에 실장님하고 만나기로 했습니다. 잠시 거기서 기다리십시오" 합니다.

중국인으로 보이는 두분이 흙탕물에서 낚시를 하더군요.

수염달린 메기 종류의 물고기가 나오더군요.

한 분은 아예 물 속으로 들어가 그물을 칩니다.

전문가들 같습니다.

나도 흙탕물이지만 들어가 지렁이로 견지를 흘려보았습니다.

무언가 덜컥 물어줍니다.

20센티 정도의 수염달린 메기가 끌려나옵니다.

일단 '어디든 고기는 있다, 실력이 없어서 못잡을 뿐이다'라는 사실을 확인했지요.

이팀장과 한실장이 도착했습니다.

거기서는 도저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봉강으로 달렸습니다.

성불사 계곡에서 백운 저수지로 유입되는 계곡수는 깨끗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거죠.

아니나 다를까 내 예상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습니다.

물은 수정같이 맑고 다리위에서 보니 크고 작은 물고기가 유영을 즐깁니다.

비가 와 천이 아니라 강수준입니다. 

한실장님이 준비해온 음식보따리를 풀었습니다.    

 

중마동 여황제가 김밥도시락을 보냈습니다.

반찬까지 이것저것 챙겨넣은 정성이 우리의 심금을 울립니다.

한실장님은 오리훈제에 죽순무침 막걸리, 맥주 복분자까지 술과 안주를 골고루 싸왔습니다.

늘 자랑하던 된장에 양파까지...

역시 술꾼입니다.

박위원장님까지 합세합니다.

점심에 막걸리 한 잔 하고 물에 들어가 두세시간 물고기랑 놀다보면 술이 완전히 깹니다.

이 때 독한 술 보다는 막걸리나 맥주 서너잔 하면 딱 좋습니다.(사람마다 다르나 내 경우는 그렇다는 이야기) 

 

 

 

 

 

 

 

물때깔이 백옥입니다.

어린애들 처럼 신났습니다.

피라미들이 초보 조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그중 한실장님이 감이 제일 빠른 것 같습니다.

여기 저기 다니면서 피라미 타작을 합니다.

이곳에 백운호수에서 올라온 대물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길들여져 있지 않아 녀석들이 좀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바다가 가까워그런지 종류를 알 수 없는 바닷고기도 있습니다.

이게 누구신가!

머리가 허연 조사님이 피라미를 잡고있군요.

비온 뒤엔 여기가 견지터로 짱일 것 같습니다.

이팀장이 내 사진도 찍어주었습니다.

신선이 따로 없습니다.

맑은 물에 고기가 없다고 합니다만 그건 틀린 이야기입니다.

맑은 물엔 맑은 물에만 사는 물고기들이 있습니다.

수제자 셋을 만들었는데 그 중 누가 나맨치로 빠져들려나 모르겠습니다.

제대로 빠지려면 대물 한마리 제대로 걸어 두배의 심장박동을 경험해야 하는데...

오늘도 이렇게 즐거움으로 광양의 하루를 채워갑니다.

내가 광양으로 발령받자 우스갯소리로 자산어보나 써보라고 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우울증 예방엔 이런 취미가 최고입니다.

아픔이 없을 수는 없지만 늘 밝고 맑은 면을 바라보며 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인생은 마음으로 가꾸는 종합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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