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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존스타인 벡의 분노의 포도(the grapes of wrath)

by 굼벵이(조용욱) 2012.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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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타인 벡의 분노의 포도(the grapes of wrath)

 

인디언이 백인의 총에 맞아 비참하게 죽어가며 잃어버린 아름다운 자태

꿩이 사냥꾼의 총에 맞아 피를 흘리고 죽어가며 잃어버린 아름다운 깃털

인디언이든 꿩이든 아름다운 자태와 멋진 깃털을 자랑하기 위해 살아 있어야만 했다.

그래야 더욱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모든 자연과 인간은 하나의 거대한 영혼을 이루고 있고

우리는 단지 이 거대한 영혼의 한 조각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대지를 가로질러 가는 땅거북의 끈질긴 생명력도 영혼의 한 조각이다.

그러므로 부분의 파괴는 전체의 파괴를 통해 자신을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에머슨의 초월주의(Oversoul)는

모든 자연과 인간은 전체로서 하나의 커다란 영혼 즉 신을 이룬다는 것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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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더 잘 변화해요.

여자들은 삶을 모두 가슴에 품고 있고 남자들은 머리에 품고 있죠.

남자들은 단계별로 단절된 모습으로 인생을 살아요.

아이가 태어나고 사람이 죽는 것, 그게 한 단계죠.

하지만 여자들에게 삶은 전부 하나의 흐름이에요.

개울처럼, 소용돌이처럼, 폭포처럼, 강처럼 그렇게 계속 흐르죠.

여자들이 보는 인생은 그래요.

우린 그냥 죽어서 사라지는게 아니어요.

사람들은 계속 살아간다고요.

조금 변하기야 하겠지만 삶은 계속되는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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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뿌리는 남자와

씨앗을 틔워 생명을 이어가는 여자의 생각은 본질부터 다르다.

단절된 개별적인 집착보다 가족, 집단, 이어지는 생명의 보전이나 흐름을 고집한다.  

적어도 어머니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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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는 숭고하게 승화될 때

정체성을 되찾고 변화의 흐름을 탄다.

사랑의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게 한다.

포도가 숭고하게 승화되면 좋은 향기를 가진 포도주가 되지만

그냥 썩어버리면 악취나는 쓰레기가 된다.

분노의 포도도 숭고하게 승화되도록 하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 외경심을 가져야 한다.

아주 작은 한조각의 부분적 영혼을 가진 나는 

다른 모든 것에(죽어있든 살아있는 상관 없다) 겸손하고

그들이 끈질기게 생명력을 이어가도록 보살피고 사랑해야 한다.

그래야 내 영혼도 함께 커지고 활기를 찾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