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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내생애 단한번 (장영희 교수님을 그리며...)

by 굼벵이(조용욱) 2013. 5. 13.

 

지난주엔 서울을 다녀왔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외교안보연구원 동기 모임도 있고

토요일엔 입사동기 산행모임이 계룡산에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서울을 오갈 때는 책 한권 들고 고속버스를 탑니다.

광양↔서울 간 4시간 정도 걸리는데 그 시간이면 오가면서 책 한 권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엔 서울 올라가며 장영희 교수님의 책 ‘내 생애 단 한번’을 뽑아들었습니다.

***님이 깊은 감명을 받은 책이라고 제게 소개해 주셨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불편한 몸을 이끌고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가셨던 분이더군요.

차 안에서 장교수님의 글을 읽으며 때론 눈물이 주루룩 흐르기도 했답니다.

삶이 너무나 치열해서 오래 못살고 일찍 아버지 곁으로 떠나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녀가 인용했던 가면 이야기는 제게 깊은 감동을 주었어요.

 

 (가면)

‘나한테 속지 마세요.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이 나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나는 몇 천개의 가면을 쓰고 그 가면들을 벗기를 두려워한답니다. (중략)

그렇지만 내게 속지 마세요.

나의 겉모습은 자신만만하고 무서울 게 없지만, 그 뒤에 진짜 내가 있습니다.

방황하고, 놀라고, 그리고 외로운. (중략)

나는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받아주고 사랑하지 않을까봐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무시하고 비웃을까봐 두렵습니다.(중략)

하지만 당신이 나를 도와줘야 합니다.

내가 절대로 원하지 않는 것 같아보여도 당신은 내게 손을 내밀어주어야 합니다.

당신만이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을 벗어버리게 할 수 있으니까요.

당신이 친절하고 부드럽게 대해주고 격려해 줄 때 나는 가면을 벗어 던질 수가 있습니다.(중략)

나는 받아들여지고 사랑받기를 원합니다.

나는 당신이 아주 잘 아는 사람입니다.

나는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입니다.

나는 바로 당신입니다.’

 

다른 모든 사람들도 너처럼 페르조나로 살아가니

사랑으로 眞我를 찾고 찾아주라는 교훈인 것 같습니다.

겉으론 씩씩하고 재미있게 사는 척 하지만

속으론 외로움에 지쳐 괴로워하는 내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아프더군요.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살아가나 봐요.

저는 지금껏 그 모든 아픔이 사랑이 부족한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장교수님 생각도 저랑 같더군요.

그녀의 목발이야기는 눈물섞인 웃음을 선사하더군요.

앞으론 더 많이 치열하게 사랑하며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님 생각이 났어요.

진한 감동을 주는 좋은 만남을 주선해 주신 ***님께

핑계 삼아 인사라도 드리고 싶어 메일 드렸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3. 5. 8 어버이날에

조용욱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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